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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Jul 03. 2024

그렇게 금요일은 불타는 금요일이 되었다.

2.16


2024년 2월 16일 금요일




언제부터인가 '불금'이라는 단어는 금요일에 일어날 모든 일을 용서해 주는 면죄부가 되었다.


도대체 불금은 언제 생겨났을까.


아무 근거 없는 나의 뇌피셜로는 내가 대학생 때 처음 들어본 것 같다.


무한도전에서 '신나는 토요일 불타는 이 밤! 신토불이~'를 외치던 때 그맘때쯤 불금이라는 단어를 접했던 것 같다.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그저 내가 한창 술마시고고 놀던 대학생 때 모든 일이 끝나고 수업도 없는 토요일을 기념하며 금요일 밤에 엄청나게 술을 마시며 놀았을 때 다들 불금! 불금! 을 외쳤었다.


그 후로 금요일은 마법 같은 날이 되었고 술을 마셔도 음식을 먹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밤을 새워도 모든 것이 용서가 되는 그런 날이 되었다.


그렇게 금요일은 불타는 금요일이 되었다.



그렇다 오늘은 금요일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갑자기 나도 모르게 파티가 벌여졌다.


그리고 그 파티를 준비하는데 일말의 죄책감이 들지 않았고 그저 들떠 있었다.


아마 내 마음속엔 이런 마음이 싹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 조금만 먹으면 되지.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아니겠어.'


안일한 마음으로 그렇게 스파게티를 만들고 김치찜을 먹었다.


집에 우유가 있었고 생크림이 있었고 베이컨도 있었고 링기니 파스타면도 있었다.


모든 게 완벽했다.


단, 내 실패한 다이어트는 빼고.


살짝 느끼한 크림 파스타와 매콤한 김치찜의 궁합은 견우와 직녀처럼 잘 어울렸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말은 정말 칼로리가 0이라는 말이 아니라 칼로리 걱정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0이라는 말을 돌려 말한 것 같다.


우리는 기분 좋게 먹었고 행복했고 배불렀다.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우리의 스트레스는 0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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