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
일기가 두 달이 밀렸다.
한 번 밀리기 시작하니 폭우로 둑이 터진 듯 걷잡을 수 없이 밀림이 불어난다.
어느새 불어난 물은 홍수가 되어 내 마음속 한구석에 큰 짐 같은 호수가 되어버렸다.
이제 비구름은 지나간 것 같다.
호수가 된 물을 빼야지.
2024년 2월 18일 일요일
회사 동생인 영환이랑 테니스를 치러 가기로 했는데 하늘은 왜 이리 무심한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취소하고 차를 돌려야 할지 말지 몇 번의 고민 끝에 생각보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비 맞으며 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도착한 충남대 테니스장에는 테니스를 치는 사람이 우리밖에 없었다.
테니스가 너무 치고 싶었고 비 따위는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비를 맞으며 테니스를 쳤다.
하늘도 나의 테니스 열정을 막을 순 없었다.
다른 일들도 이렇게 열정적으로 하면 좋으련만.
막창 막창 노래를 부르던 지현이와 집 앞에 막창시대로 가서 막창을 구워 먹었다.
오랜만에 소주를 한 잔씩 기울이며 막창의 고소한 맛에 미각이 취해버렸다.
이런 소소한 행복들이 결혼을 하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365일이 지겹지가 않다.
매번 새롭고 짜릿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