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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가 없고 다소 복잡하게 야근을 정의해 봤다.

by 초곰돌이


직장인에게 야근의 의미를 물어본다면 직장인인 나로서 야근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보았다.


그 고민은 매우 짧았고, 너무 짧아서 고민에 대한 해답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


굳이 야근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듦을 생각하기 싫기에 더 깊게 생각하지 않도록 하자.


아무튼 야근이라는 것은 일의 연장선이다.


일이라는 것은 즐거울 수 없고 즐거울 수 없는 시간이 연장된다는 것은 오늘 하루를 생각해 봤을 때 썩 좋은 기억은 아니다.


하지만 직장인이라는 것은 개인이 맡은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일의 시간을 늘려서라도 일을 끝낼 의무가 주어진다.


그것이 직장인이 월급을 받는 이유이고 직장인이 책임져야 할 책무이기도 하다.


결국 개인의 책임감이다.


인간의 다른 명칭인 호모 사피엔스는 가상의 약속을 따르고 믿는다고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 책에서 이야기했다.


그래서 나라라는 가상의 개념이 생겼고 사회라는 공동체가 생겼다.


우리는 이 사회에 속해있고 사회가 규정한 보이지 않은 가상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호모 사피엔스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속에는 먹고살기 위한 생존 본능이 속해있다.


먹고살기 위해 나를 지켜줄 나라가 필요하고 나라에 속해있기 위해 돈을 벌어먹고 살 궁리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돈을 버는 여러 길 중 직장인이라는 현대판 노예가 되기로 결정한다.


돈이라는 물질을 획득하기 위해 일을 하고 일을 마쳐야 하며 일을 미처 다 하지 못할 때는 야근이라는 시간을 필수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결국 야근은 먹고살기 위한 수단이다.


필수적이고 필연적이며 때론 선택적인 것이 야근이다.


물론 그 과정이 썩 달갑지는 않지만 야근을 통해 우리는 책임감을 증명하고 시간을 희생하며 그에 대한 보상을 받으려고 한다.


두서가 없고 다소 복잡하게 야근이라는 것을 정의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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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늘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야근을 하고 야근을 하기 위해 밥을 먹는다.


그래도 이 불행할 수 있는 상황 속에 최선의 행복을 찾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미소야 옛날식 달콤한 로스카츠를 시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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