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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태양은 구름과 더 놀고 싶은지 아직 지지않았다.

by 초곰돌이


여름의 이벤트 복날이 찾아왔다.


유난히 덥고 앞으로 더 더워질 올해 여름을 잘 나기 위해 오늘 복날을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몸이 허해지는 기분이 든 것은 세월이 몸속에 녹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녹아든 세월만큼 관절을 잘 다스려야 하는데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는 몸이 야속할 뿐이다.


관절엔 콘드로이친이라던대 그걸 먹을 나이가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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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기념으로 오리로 유명한 수통골에서 오리백숙을 먹으러 갔다.


수통골은 감나무집 오리백숙이 유명하다.


건물도 매우 크고 넓은 주차장과 대기하는 손님들로 복날 같은 날엔 자리 잡기도 어렵다.


그러나 감나무집보다 장수오리가 더 맛있다는 소문이 있다.


학하동 토박이에게 나온 말이라 매우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니 믿어 의심치 않아도 된다.


장수오리도 복날이라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했지만 다행히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오리 누룽지 백숙 두 개를 주문했고 금방 나왔다.


감나무집이 어느 입맛에도 맞는 전형적인 맛집이라고 한다면, 장수오리의 오리백숙에서는 조금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입맛 평이며 그런 느낌이 들었다는 이야기지 꼭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다들 다 먹고 수저를 내려놓은 상황에서 나 혼자 열심히 남은 오리와 누룽지 백숙을 먹었다.


올여름은 아주 잘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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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장점은 지지 않는 태양이다.


저녁을 먹고 나와도 아직 밝은 하늘에 기분이 좋아진다.


날씨와 기분은 영혼의 단짝이다.


날씨에 따라 기분이 바뀌는 것은 인간이 가진 어쩔 수 없는 속성이기에 그저 그 날씨를 받아들이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여름의 태양은 하늘의 구름과 더 놀고 싶은지 아직 집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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