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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Oct 18. 2024

여름의 태양은 구름과 더 놀고 싶은지 아직 지지않았다.


여름의 이벤트 복날이 찾아왔다.


유난히 덥고 앞으로 더 더워질 올해 여름을 잘 나기 위해 오늘 복날을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몸이 허해지는 기분이 든 것은 세월이 몸속에 녹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녹아든 세월만큼 관절을 잘 다스려야 하는데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는 몸이 야속할 뿐이다.


관절엔 콘드로이친이라던대 그걸 먹을 나이가 되었나 보다.



복날 기념으로 오리로 유명한 수통골에서 오리백숙을 먹으러 갔다.


수통골은 감나무집 오리백숙이 유명하다.


건물도 매우 크고 넓은 주차장과 대기하는 손님들로 복날 같은 날엔 자리 잡기도 어렵다.


그러나 감나무집보다 장수오리가 더 맛있다는 소문이 있다.


학하동 토박이에게 나온 말이라 매우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니 믿어 의심치 않아도 된다.


장수오리도 복날이라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했지만 다행히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오리 누룽지 백숙 두 개를 주문했고 금방 나왔다.


감나무집이 어느 입맛에도 맞는 전형적인 맛집이라고 한다면, 장수오리의 오리백숙에서는 조금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입맛 평이며 그런 느낌이 들었다는 이야기지 꼭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다들 다 먹고 수저를 내려놓은 상황에서 나 혼자 열심히 남은 오리와 누룽지 백숙을 먹었다.


올여름은 아주 잘 보낼 예정이다.



여름의 장점은 지지 않는 태양이다.


저녁을 먹고 나와도 아직 밝은 하늘에 기분이 좋아진다.


날씨와 기분은 영혼의 단짝이다.


날씨에 따라 기분이 바뀌는 것은 인간이 가진 어쩔 수 없는 속성이기에 그저 그 날씨를 받아들이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여름의 태양은 하늘의 구름과 더 놀고 싶은지 아직 집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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