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3일 금요일
지금은 '대 감성의 시대'입니다.
감성 카페를 찾아 먼 곳까지 이동하고, 감성 술집을 검색해 데이트를 떠나며 감성, 감성, 감성이 들어간 장소를 열심히 찾아 나섭니다.
SNS에는 감성 물품, 꼭 떠나야 할 감성 여행지 그리고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우울한 감성을 자극하는 여러 자극적인 게시물들이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이런 감성 흐름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카페를 갈 때도 한적하며 나름의 제 기준이 있는 감성적 느낌을 충족해야 하며 다른 감성들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언제부터 이런 감성이 우리 삶에 큰 프레임으로 잡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큰 수요와 공급이 있는 것을 보면 '대 감성의 시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감성적인 공간에 들어서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획일화된 디자인이라기 보다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았던 추억 또는 심미적 감동을 제공하는 곳이면 그 모든 것을 감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포항에서 저의 감성을 듬뿍 자극하는 술집에 방문했습니다.
'솔트 앤 페퍼(Slat and Pepper)'라는 이름의 술집이었는데 철길 근처에 위치한 구옥 주택을 개조해 만든 술집 같았습니다.
어두운 주황빛 조명 아래 낡은 나무 천장과 벽 그리고 군데군데 보이는 콘크리트 벽돌들이 전통적인 아늑함을 주며 왠지 모를 감성을 자극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남자 넷이 2차로 잡은 술집이었지만 삭막한 경상도 남정네 감성을 충분히 자극했고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더해 이국적인 동남아 안주들은 맛과 개성이 있었고 분명 밥을 먹고 왔지만 모든 메뉴를 시켜볼 만큼 원 없이 즐기기 좋은 장소였습니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감성들은 다르겠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감성 장소(카페, 맛집, 술집 등등)를 본다면 같은 사회 안에서 기본적인 관점은 모두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행을 따라가기 싫어 청개구리처럼 다른 길을 선택하는 저도 그 감성 유행에 함께 탑승해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감성을 왜 이렇게 찾게 될까요?
점점 더 삭막해지고 메말라 가는 감정이 부족해진 사회 속에 감성이라는 자극을 통해 잊고 살았던 감정을 깨우려고 하는 한 줄기 오아시스 같은 이유일까요?
철학적, 사회학적 또는 심리학적으로 감성 열풍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못 찾겠지만 그래도 저만의 이유는 창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성을 찾으면 제 기분이 좋아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