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KE 드래곤볼의 정신과 시간의 방
<드래곤볼>의 '정신과 시간의 방'은 방안에서의 1년이 고작 현실의 하루 밖에 되지 않는다.
주인공 손오공은 그 방안에 들어가 쉴 틈 없이 수련을 했고 이전보다 강해져 나와 적을 물리친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수 없이 <드래곤볼>을 보면서 '정신과 시간의 방'이 부러웠던 적이 많았다.
중학생 때는 들어갔다오면 나이가 더 들어있을까 봐 꺼려했고,
고3 때는 수능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방에 들어가 1년만 더 공부를 하고 나오고 싶었고,
군대에선 방의 'ㅂ'도 생각나지 않고 그저 현실이 빨리 지나가길 바랬고,
취업 준비할 때도 '정신과 시간의 방'에 들어가 토익과 자격증 공부를 충분히 하고 나오고 싶었고,
요새는 하루 연차를 쓰고 방 안으로 들어가 1년 동안 푹 쉬고 나오고 싶다.
<유퀴즈>를 보는데 이런 질문이 나왔다.
'1초를 한 시간처럼 쓸 수 있는 방이 있다면 어떻게 쓰시겠습니까?'
그 말을 듣자마자 드래곤볼의 '정신과 시간의 방'이 떠올랐다.
그리고 과연 그 방에 들어가게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우선 휴식을 취하고 싶다.
하지만 그 휴식이 가마니가 되어 누워만 있는 휴식이 아니라 나를 발전시키는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1년의 하루하루를 운동으로 시작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수영과 헬스로.
그리고 책도 읽고 공부도 할 거다.
하지만 막상 들어간다고 하면 노는 일이 많겠지.
철이 들지 않은 어릴 적에는 그저 이런 방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이가 한 살 한 살 쌓여가면서 시간에 대한 소중함과 많은 후회들을 깨달았을 때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보다 더 사용할 수 있는 '정신과 시간의 방'에서 좀 더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어떻게 쓸지 생각해본 걸 적어보니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보다.
<유퀴즈> 마지막에 나온 장기기증 코디네이터분의 말을 들으니 숙연해졌다.
코디네이터분은 '1초를 한 시간처럼 쓸 수 있는 시간의 방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코로나로 면회가 제한된 요즘 임종 직전의 환자를 면회하는 시간에 이 시간의 방을 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가족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소중하면서 유일무이한 시간에 사용하고 싶다는 말을 들으면서 존경과 대단함과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코디네이터분은 유퀴즈 맞추기엔 실패했지만 자기 백에서 세탁기를 타가셨다.
역시 사람은 착한 마음을 품어야 좋은 보답을 받나 보다.
1초를 한 시간처럼 쓸 수 있는 시간이 방이 있다면 어떻게 사용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