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감과 성숙과 철이 든다는 것의 차이
싫어하는 것을 고르라고 하면?
주저 없이 나이가 늘어가는 것을 고르고 싶다.
나는 아직 20대인 것만 같은데 몸과 사회적 나이는 30대가 되어버렸다.
마냥 노는 것을 좋아하고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며 좀 더 나만의 시간을 갖길 추구하는데 현실과 주변 상황은 이런 철없는 행동들을 용납하지 않는 것 같다.
30살 기념으로 친구들과 20대 마지막 석양을 바라보며 술을 마시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대 중반이 되었다.
지금도 종종 어리게 산다, 철이 없다는 말을 종종 듣긴 하지만 마음의 나이와 사회적 나이의 괴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간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20대와는 다른 성숙함이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더 이상 충동적이지 않고 장난칠 때는 장난치고 일할 때는 일을 하며 진중할 때는 진중하게 행동하고 있다.
그저 마냥 어리게 살고 싶은, 20대가 되고 싶은 작은 소망은 나이가 드는 것이 싫어서 투정을 부리는 것 같다.
아직 성숙의 '성'자도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성의 'ㅅ'정도는 아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성숙해진다는 것은 5가지이다.
첫째,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것
둘째, 내가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아는 것
셋째, 나에게 감탄하는 것
넷째, 내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
다섯째, 남과 나의 적정 경계선을 찾는 것
간단하게 하나하나씩 살펴보면,
첫째,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것은 말 그대로 무엇을 하든 어떤 물품을 사든 지 주변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바라는 대로 내 취향대로 행동하고 구매하는 것으로 다섯 가지 항목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남에게 인정받길 갈구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남들이 명품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도 명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무리해서 명품을 구매하고, 보여주기 식의 SNS 사진들을 남발하고 타인의 시선을 끌기 위해 수많은 헛된 노력들을 기울인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경험이 쌓이고, 지식과 지혜가 쌓이며 남의 시선을 의식해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닫게 되었고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나를 억지로 틀에 끼워 바꾸려는 노력들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좀 더 가족과 친구와 주변과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진다면 오롯이 온전한 자신만의 인생을 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내가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아는 것은 불안과 스트레스가 넘쳐나고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유래 없는 재앙이 눈앞에 있는 지금 스스로의 치유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심리학에서 불안을 다스리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가 취미를 즐기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취미는 온전히 자신이 만족할 수 있고 취미를 함으로써 스스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취미를 이야기한다. 나의 취미는 수영과 독서이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또는 불안이 엄습해와도 수영과 독서를 하고 나면 이유모를 개운함과 함께 다시 새로 시작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다. 요즘 같은 불안정한 사회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이 많은 사회에서 좀 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좋아하는 취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셋째, 나에게 감탄하는 것은 작은 일에도 어린아이처럼 감탄을 느끼며 스스로 칭찬을 해주라는 말이다. 말하는 대로 3 프로그램에서 박지성과 박세리가 나와 그들의 인생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최고의 자리에 올랐는지, 그리고 슬럼프에는 어떻게 대처했는지 이야기해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사소한 것에도 스스로에게 감탄과 칭찬을 건네는 것이었다. 우리가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평생 함께하는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밖에 없다. 가족도 주변의 친구도 배우자도 일생을 함께하지 못한다. 스스로에게 감탄하고 칭찬함으로써 자신을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넷째, 내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다소 오해할 여지가 있지만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라는 말이 아니라 각자의 페르소나 별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라는 말이다. 가족과 있을 때는 막내의 얼굴로 그리고 친구들과 있을 때는 또래의 모습으로, 직장에 있을 때는 직원의 모습을 보여주라는 의미이다. 굳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틀에 맞춰 성숙한 척,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을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이야기해주고 할 수 있는 것은 할 수 있다고 해줘야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상대방 에기도 도움이 된다.
다섯째, 남과 나의 적정 경계선을 찾는 것은 매정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가족과 친구와 직장동료와 애인과 배우자 사이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그리고 우리가 보여줘야 할 알맞은 경계선을 넘지 말자는 말이다. 영어권에는 'Personal Space'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영역을 의미한다. 모르는 사람이 내 주변 1m 안에 들어오면 무슨 느낌이 들까? 바로 불편한 느낌이 들 것이다. 하지만 가족과 친구는 1m가 아니라 50cm 접근해 있어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즉, 경계선은 관계에 따라 다른 것이다. 그리고 철이 없을수록 이 경계선을 자주 넘나 든다. 모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경계선은 항상 존재한다. 남이 경계선을 좁히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상처 받을 이유도, 그 사람을 미워할 이유도 없다. 경계선의 존재와 거리를 알게 된다면 좀 더 완만하게 타인과 관계를 맺고 실망을 줄이고 만족을 높일 수 있다.
성숙해진다는 것은 타인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을 좀 더 돌보는 것이다.
자신을 돌보게 되면 타인이 보인다.
스스로 이너 피스를 찾으면 세상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주변 사람을 챙길 수 있다.
남보다 내가 더 선행되어야 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성숙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