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놀이 하나에 울고 웃고 분하고 슬픔의 인생을 느낀다.
주관적으로 가장 좋아하기도 하지만 객관적으로도 우리나라에서 야구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 인기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축구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두터운 팬층과 TV 중계 그리고 각종 야구 관련 상품들을 생각해보면 프로 스포츠 중에서는 야구가 단연코 1등인 것 같다.
내가 처음 야구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1998년 IMF가 터졌을 때 우리 국민의 아픔을 치유해주었던 메이저리거인 박찬호 때문이다.
어렸지만 매우 암울했던 IMF 당시 뉴스에서는 IMF 기사와 함께 박찬호의 MLB에서 활약을 대서특필하며 보여주었고 국민들은 박찬호의 활약에 치유를 받았다.
나는 당시 어렸기에 마냥 신기하기만 했을 뿐 솔직히 야구의 야자도 잘 몰랐다.
당시 고3이었던 나는 공부 외에 모든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을 때였고 WBC가 개막한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본에서 개최되는 WBC인데 이치로를 비롯해 일본 야구선수들이 우리나라 야구를 무시해서 반일 감정으로 더욱 WBC에 관심을 가졌다.
반에서 야자시간과 주말에 선생님 몰래 TV로 WBC 중계를 틀어 친구들과 교실에서 함께 대한민국 야구를 응원했고, 몰래 야구를 보다 걸려서 중요한 순간들을 놓치곤 했지만 특히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공부를 잠시 제쳐두고 야구 응원에 빠졌다.
아직도 기억에 나는 장면이 있다.
4강이었던가? 이치로가 '한국이 30년은 일본을 이길 수 없다.'라는 망언을 하고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진 후 투수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는 장면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대단한 활약을 보면서 야구에 점차 물들어갔다.
당시 한쪽엔 게임을 하고 한쪽엔 야구를 보면서(거의 게임에 집중했지만) 한국 야구의 위용을 느꼈다.
그 후 2009년 군대에서 티비를 돌리던 중 한국 시리즈가 하고 있었고 KIA의 나지완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치는 장면을 봤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야구에 빠져들게 된 일은 2012년 박찬호가 국내 복귀하면서이다.
야구 커리어의 마지막을 한국 그것도 고향인 한화 이글스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는 박찬호의 소원대로 국내 복귀가 이루어지며 한화 이글스에 일본으로 갔던 김태균까지 복귀를 하면서 2012년 시즌이 기대된다는 말을 들었다.
1998년 박찬호의 활약을 봐왔기에 박찬호가 국내 무대에 선다는 역사적인 일을 놓칠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야구를 챙겨 봤다.
2013년은 개막 13연패의 좋지 않은 기록을 세웠고 이제는 연패 탈출을 하겠지 제발 1승만 하자 기원하며 야구를 보다 연패 탈출하는 순간 집에서 혼자 환호의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쳤던 기억도 있다.
한화 이글스 팬들은 다 보살이라더니 내가 보살이 되었다.
2018년 10년 만의 가을 야구를 진출하게 되었고 마지막 홈경기에서 출정식을 하는데 너무 벅차올라 눈물을 흘렸으며, 가을야구 1차전 티켓팅에 성공하여 환호를 지르며 감격스러운 가을야구 직관을 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비록 내가 한화 이글스 팬이 되고 꼴찌와 하위권을 더 많이 했지만 언제나 한화 이글스는 봄부터 가을까지 매년 내 활력소였다.
겨울 내내 야구만 하길 기다렸고 야구 시즌이 시작되면 매일 저녁 야구를 챙겨봤다.
경기에 대패했을 때는 화를 냈고 경기에 이겼을 때는 환호를 질렀다.
야구를 보고 야구팬이 되고 야구에 대해 더 푹 빠져들게 되면서 야구는 내 인생의 희로애락 모두를 가져다주었다.
이젠 유일한 소원이 하나 있다면 한화 이글스가 우승을 하는 순간을 죽기 전엔 보고 싶을 뿐이다.
만약 그 순간이 내게 다가온다면 나는 감격의 눈물을 폭포처럼 쏟을지도 모른다.
야구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