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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Feb 15. 2022

엄마와 설날

"여보세요? 엄마 아들이다."

"이번 명절엔 언제 내려오노?"

"금요일 오후에 내려갈게"

"금요일? 와이리 일찍 오노?"

"엄마 보고 싶어서 일찍 가지. 이번 설은 기니까 아들 집에 오래 있는다."

"알았데이. 조심히 내려오고."


유난히 길었던 이번 설날에는 오랫동안 집에 있으면서 부모님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가족끼리 소박하게 놀러고 가고 싶었다.


"아니! 엄마! 도대체 와그라는데. 제발 그렇게 좀 하지마라!"


오랜만에 길게 보는 만큼 착한 아들의 모습, 고운 말만 하고 싶었지만 집에 있어지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나도 모르게 짜증을 부렸다.


"엄마 나 이제 올라갈게"

"응 조심히 운전하고, 차 안 막히게 얼른 가라"

"도착하면 전화할게"


자동차 사이드 미러로 보이는 엄마는 겨울 추위는 잊은 듯 가만히 서서, 마치 세 살 어린아이를 보내는 것처럼 이제는 주름이 자글자글한 아련한 눈으로 하염없이 자동차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운전해서 올라가는 동안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소리쳤던 말들이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고 후회와 미안함이 밀려왔다.


다음에 집에 갈 때는 엄마에게 좋은 말만 해주어야겠다고 늘 그렇듯이 후회로 비어버린 가슴에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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