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하기 위해 공명하는
어떤 선택은
애초부터 우리의 것이 아니었는지 모른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왔다고 믿었지만,
그 길은 이미 오래전부터
보이지 않는 별빛에 의해
정해져 있었는지 모른다.
처음 가본 도시가 낯설지 않았던 이유,
낯선 얼굴에서 오래된 그리움을 느꼈던 이유,
그리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삶을 새롭게 정리하고 싶어 졌던 이유는 아마도 그것이
나도 모르는 사이
우주의 리듬과 공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열아홉의 여자아이는 별이 가장 밝게 빛나던 밤,
익숙했던 세계에서 갑자기 자신이 타인처럼 느껴졌다.
그날, 그녀는 짐을 싸 도시를 떠났다.
자신의 선택이라고 믿었지만,
실은 오랫동안 별이 전한 진동을 받아온 것이었다.
스물여섯의 여자는 완벽하게 쌓아 올린 삶이
단 한순간에 무너지는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 파편 위에 앉아 생각했다.
이 모든 것이 왜 일어난 걸까?
하지만 질문은 메아리로 돌아왔고,
그녀는 결국 그 자리에서 일어나
새로운 방향을 향해 걸었다.
그것 역시 그녀 자신의 결정이라 여겼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그녀에게 닿은 별의 신호였을지 모른다.
그리고 갓 마흔이 된 여자는
너무 오랫동안 타인의 아픔을 대신 안고 살아왔다.
남의 상처가 내 살이 되고,
남의 슬픔이 내 숨이 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녀는 문득 깨달았다.
자신이 아주 먼 곳까지 흘러와 있다는 걸.
그날부터 그녀는 타인의 짐을 내려놓고,
자신의 궤도를 찾기 시작했다.
그녀 또한 그것이 자신의 의지라고 믿었지만,
보이지 않는 별의 흐름과 공명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인생이란,
겹쳐진 시간 속을 걷는 일이다.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내가
서로 다른 몸으로 같은 풍경 앞에 서 있다.
그건 기억이거나,
운명이거나,
아니면 그 둘 모두이거나.
우리는 때때로 자신이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냥, 그런 기분이었어.”
“이유는 없는데, 이 길이 맞다고 느꼈어.”
그런 말들이 사실은
가장 솔직한 삶의 고백일지도 모른다.
태양이 지구를 돌고,
별들이 제 궤도 위에서 묵묵히 흐르듯,
우리 또한 각자의 궤도를 말없이 따라가며
보이지 않는 별빛과 공명하는 것일 테니.
평범한 생을 살고 싶다는
많은 이들의 바람은,
평범하지 않은 나로부터 오는 어려움이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이미 결정된 운명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채로
서로의 삶에 조용히 공명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것이 별이, 우주가,
우리에게 끝없이 보내고 있는
말없는 신호일 테니까.
독특하고 특별한 나에게 아무 일 없기를 바라는
부적 같은 마음, 성경 구절 같은 약속된 말들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지구라는 행성의 고뇌로부터
우리는 자신을 지키며, 동시에 잃어가며 살아간다.
결국 우리가 진정 두려워하는 건
자신의 특별함이 아니라,
그 특별함 때문에
끊임없이 공명하고 흔들리는
우리 삶의 진동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꾸만 서로를 바라보며
같은 별 아래서 묻는다.
“너도 그래?”
“나만 그런 건 아니지?”
그 대답 없는 질문 속에서,
우리는 끝없이 스스로를 위로하며
오늘도 조용히 공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