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1. 11
“깡통이 뭐야?” 아이는 아직 깡통을 몰랐다. 그러니 깡통로보트를 모를 수 밖에. 제 아비는 ‘스타워즈’ 세대, 아이들은 ‘겨울왕국’ 세대. 그런 나는 ‘우주소년 아톰’ 세대인가? 아니면 ‘황금박쥐’ 세대인가? 아무튼, 나와 아이의 합일은 그 중간 쯤에 머물렀다.
이제 장난감을 만들어 주어도 한 개가 아닌 두 개를 만들어 줘야 한다. 제가 좋아하는 빼빼로 과자를 한 박스를 사 갔더니, 뛸 듯이 좋아하는 아이. 그 통으로 장난감을 만들어 주자니, 제 동생 것도 챙긴다. 아~ 이런 감동이라니. “가위질은 할아버지가 할테니, 색칠은 은채가 해.” 만드는 나도, 쳐다보는 아이들도 집중, 또 집중.
“오늘은 유치원에 가라.” 눈치 빠른 아이는 아침에 제 아비 손을 잡고 현관문을 나섰다. 이젠 고집을 거둘 줄도 아나 보다. 몇 시간 후면 내가 제 집을 떠날거란 것을 아는 아이는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 나도 얼른 방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