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항동
어느 글에서 이렇게 썼다. “항구를 이루고 있는 것운 모두 생소하였다. 붉은 등대며 도크에 올려진 철선의 밑동이며 혹은 코끼리를 닮았던 창고들, 소년에게 도시란 담담하게 바라보기엔 그야말로 큰 물체들의 집합이었다. 굵은 밧줄이 뱃전을 치면 침을 꼴깍 삼켰고, 예고 없이 울리던 고동소리는 사람들의 소리에 비하여 또 얼마나 크고 무서운 것이던가.” 시골 소년이 만난 부산항의 첫 인상이었다. 뱃전을 스치며 배의 실체를 생생하게 본 것이다.
이후로 배는, 특히 하늘을 향해 머리를 꼿꼿하게 세운 정박의 모습은 늘 나를 압도한다. 배를 그리는 일의 어려움은 복잡함의 표현이라기 보다는 선두를 과장되지 않게 컨트롤하는 일이다. 하지만 아뿔사~ 이번에도 실패다. 또 엄청나게 과장하여 스케치하고 말았다. “배는 크고 무거운 것이야! “ 이 오래된 선입견은 좀체 내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일종의 트라우마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