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 범어사
영화 ‘와호장룡’에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주윤발’과 ‘장쯔이’가 무예를 겨루던 대숲의 장면이다. DVD를 구했던 그 여름 이후로 도대체 몇 번을 더 보았는지 모르겠다. 색과 음에 집중했다.
초록의 장죽(長竹)이 이루어 내는 탄성의 곡선과 흰 도포의 두 점이 섞이는 리듬에 넋이 빠져 있었으니, 그들이 펼치는 무예가 대결이었는지 애정행각이었는지 그게 무어 그리 중요했을까? 나는 그때마다 오로지 범어사의 대숲의 기운을 불러내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