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첩단상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색의 희롱이 하도 인상적이어서 이국 어느 곳의 풍경을 캡쳐하여 그려 본다. 그러하던 봄의 색 또한 마치 기차가 느리게 달려 가는 것처럼, 나의 시간 사이로도 흐르고 있다. 봄날이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