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끝에 앉은 고양이가 나를 내려다보고, 나는 그 지붕을 쳐다보는데. 아이구 깜짝이야. 고양이 뒤 초록 잎 사이로 뽀얗게 내민 얼굴, 아직은 수줍다. 올해 첫 태산목. 나는 한때, 그 꽃의 색을 ‘유백색‘이라 불렀는데. 우유 빛깔 같기도 하고, 여인의 목덜미 같기도 하였다. 나도 좋아하고, 시인 신석정께서도 그리 좋아한 꽃, 태산목. 다음주 즈음이면 살포시 벌어져 짙은 향기를 뿜을테지. 벌써 유월이네. / 문화골목
건축가 / 화가 / 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