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한 어린이날

아저쒸.. 그런 슬픈 눈으로 보지 마셔요

by 펀펀뻔뻔맘

아이와 14.15.16년 벌써 3번째 어린이 날이다

첫 어린이날은 아이가 너무 어려 집에 있었고 작년에는 외할머니와 보냈다

그리고 올 해

제법 어린이다운 면모의 4살 딸은 아빠는 출근하시고 외할머니는 김장하시고 엄마는

때아닌 허리통증과 복통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강제 방콕예정이였다


하지만

4살 아이들이 그렇듯 날씨도 좋고 놀고도 싶은 맘에

자꾸 나가자고 조른다

어린이 날이니까 에버랜드 가고 싶어요

버스 안 무서워 할 테니까 에버랜드가요

아...

어제 선물이 택배로만 4박스가 와 신나하는 아이에게 어린이날을 설명했더니 이렇게 이야기

하는 딸

하는 수 없이 빨래와 설거지만 겨우하고 집은 엉망인 채 아이와 집을 나섰다

나오기 전 집에서 3정거장에 위치한 혁신파크에서

어린이날 행사가 한다기에 제법 다녀올만한 거리라

휴대용 유모차까지 챙겨 나와 아이와 버스타고 자리잡고 앉으니 딸아이가 칭얼댄다


엄마 무서워 무서워...버스가 무서워...

잘만 타고 다니던 버스가 별안간 이번주부터 무섭다고 탈때마다 겁먹고 우는 딸

무서워하면 창밖을 보며 구름모양.옆에 지나가는

차 색깔.간판글씨 등 이야기하며 목적지 까지 갔다


그런데..오늘은 내 몸이 너무 힘들다

혹시 몰라 약을 두알이나 먹었더니 내 정신이 내 정신이 아니다


조금만 참아..안 그럼 엄마 집에 다시 갈래

엄마 오늘 몸이 너무 아파 그러니 엄마 꼭 안고 손 잡고 3번만 가자

협박 아닌 협박을 하니 눈치 빠른 딸이 얼굴을 내 가슴에 파 묻으며 무서움을 참으려고 한다


엄마!그래도 무서워!!버스가..너무 빨라

딸아이가 안 되겠는지 무섭다고 말하는데 건너편에 아빠와 앉아있던 7살쯤 되어보이는 남자아이가


아빠!!버스에서 소리 지르면 안 되지??

할아버지들 타니까 조용히 하는거지?

라고 말하고 그 아버님께선 아이를 참으로 기특한 듯 보며 우리 딸을 힐끔 보신다

그순간

우리딸..

아니

내딸...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왜 나만 자꾸 버스가 무서울까?

그리고 왜 난 아빠가 없어?


순간...

몇 안되던 승객들이 날 보고 아이 아빠는 황급히 아이 입을 막는다

때마침 내가 내릴 차례라 내리려는데 다들 날 보고 내 딸을 보고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어보인다


아니요...저기 저..남편있는데...무슨 오해가..

거..참..그리 보지 마셔요


혁신파크에 도착하니 사람도 제법 많고 아이는 잠이 들었다

이따 일어나 놀거리가 뭐가있나 한바퀴 돌고 커피 한 잔 사 사람이 제일 없는 한적한 곳(땡볕...)

에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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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지 않냐고 아는언니가 문자가 왔다

음...

답은 !!전혀!!!심심하지 않아요

결혼 후 아이가 없던 5년동안 어린이 날마다 얼마나 아이와 같이 어린이날을 보내고 싶어했는지 모른다

아이를 데리고 수 많은 사람이 몰려있어도 어린이 날을 즐기고 선물도 사주고 솜사탕도 먹으며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직장인의 공휴일이 아니고

우리 아이의 어린이 날을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그러고 있지 않은가?

너무 사랑스러운 내 딸과 오늘 하루를 보낸다는 것 만으로도 난 너무 만족하고 감사하다

이 아이가 내 옆에 있기에 이 아이가 나에게 와 주었기에 지금 이 순간이 가능하니 말이다


글을 다 쓰고 커피를 느긋하게 마시고 딸 아이가 잠에서 깨면 이 곳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신나게 보낼것이다

미리 봐 둔 솜사탕도 하나 사 먹고 지팡이 아이스크림도 나눠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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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동요의 그 노랫말처럼 오월은 푸르다...

오늘 모든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지냈으면 하는

오지랖을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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