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즐기고 느끼자
나는 가을이 되면 정신없이 돌아다닌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언제 변덕을
부리며 차갑게 변할지 몰라 부지런히 다니며 가을을 느낀다
딸 아이 역시 가을이 오니 신이 났다
차가워진 공기가 곧 산타가 오는 날씨라고 생각하며 언제 산타가 오냐고 묻고 묻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추워진 날씨에 신이 나 산타부터
찾는다
딸아...산타라니....
아직 어려 모르는구나...가을은 아주 짧고 아름답다는걸...
우리 올 가을 제대로 가을을 즐기자
가을축제를 찾다 억새축제를 알게 되었다
상암동 하늘공원이 억새축제 장소란다
예전 누군가 가보자고 했을 때 손사래를 치며 저 많고 많은 계단을 어찌 오르냐며 정색했던 바로
그 장소에서 억새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거기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맹꽁이차가 있어 편하게 올라간다고 하니 못 갈 이유가 없어 딸 아이와
동네 동생과 억새를 보러 갔다
하늘 공원에 가기 전 억새가 요기조기 조금 있고 나머진 좌판에 먹거리나 팔려나 했다
하지만 어마하고 어마한 살면서 처음보는 엄청난
양의 억새와 코스모스가 있고 좌판이나 불범 노점상 같은건 전혀!!!없다
온전히 가을만 존재하는 곳..
딸 아이가 신이나 억새길 사이를 뛰어다닌다
그러다 가끔 억새를 조심히 만져보고
"엄마 억새는 느낌이 너무 보드라워요 풀은 느낌이
매끈하구요 엄마도 만져봐요"
라고 이야기 한다
그렇게 한참을 걸으면 하늘공원 끝 지점이 나온다
그리고는 그 곳에 노을이 만든 금빛 한강과 청명한
가을하늘이 멋진 서울의 풍경을 보여준다
아이들 보다 엄마들이 더 호들갑스럽게 "우와!!!대박~여기!!!와...대박"
을 연발하며 맞이 한 하늘 공원 끝지점
안 앉아보면 섭섭할거 같은 그네에도 앉아보고 딸 아이를 꼭 안고 하염없이 한강을 보며 이야기 나누고
볼에 입 맞추고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특별할 것이 없어도 행복한 우리
집으로 오는 길
여기저기 걸어다녀 피곤했던 딸 아이가 잠이든다
아이를 안고 있으니
아이에게 찬 공기와 땀 냄새와 달큰한 아기 냄새가
난다
그 냄새가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것 같다
집에 와 목욕을 하며 딸 아이가 말 한다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가을이 너무 좋다고
한다
그래...엄마도 가을이 좋다
가을이 주는 짧은 선물 많이 보고 다니고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