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와 삶의 철학, 그리고 미술 감상

삶의 동선에서..

by 예술짱


삶에는 수많은 기준이 존재한다. 그러나 미술 감상만큼 정직하게 인간의 눈높이를 드러내는 기준은 드물다. 키치에서 명화, 그리고 당대미술에 이르기까지 관람자·작가·갤러리스트는 각자의 시선에서 길을 정한다. 그 길은 곧 자기만의 세계이며, 그래서 어떤 작가에게든 자신만의 팬덤이 생겨난다.


작품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감성과 리듬에 따라 도달한 지점에서 판단을 내린다. 철학이든 의식이든, 각자의 관점으로 해석하려는 그 과정이 감상의 본질이다. 설명은 때로 감상 포인트를 흐트러뜨린다. 결국 작품은 말 없는 대화 속에서만 진정한 울림을 갖는다.


현대미술은 탈조형의 흐름 속에서 테크닉이나 매체 형식보다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와 철학에 무게를 둔다. 난해해진 기준은 오히려 관람자의 동선을 명확하게 한다. 유치한 작품은 상업적 욕망을 불러들이고, 좋은 작품은 좋은 갤러리스트와 컬렉터를 끌어당긴다. 작품은 스스로의 수준을 증명하며, 그 증명은 곧 세계와의 대화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알아간다’는 것이다. 깨달음은 어느 날 홀로 찾아오기도 하지만, 경험과 체험을 통해 시야는 넓어지고 의식은 깊어진다. 여행과 관람은 눈높이를 확장하는 가장 직접적인 길이다. 전시를 많이 보고 감각을 키워가다 보면, 어느새 구분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고수는 하수의 수를 읽지만, 하수는 고수의 수를 알지 못한다. 옥상은 올라가본 자만이 볼 수 있다. 미술 감상도, 삶도 마찬가지다. 스스로의 높이를 끌어올려야만 새로운 풍경이 열린다.


결국 미술은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철학을 비추는 거울이다. 작품을 통해 우리는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그 알아감 속에서 삶의 기준을 다시 세운다. 미술은 우리에게 묻는다.

“너의 눈높이는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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