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탄 나귀와 문명의 역설

by 예술짱


“우리는 진보하고 있다고 믿지만, 어쩌면 가장 깊은 퇴행 속에 있다.”


문명의 고삐는 누구의 손에 있는가


플라톤은 <국가>에서 말했습니다. “무지 속에서 태어난 사람은 어둠을 빛이라 믿는다.”

오늘날의 문명은 그 어둠 속에서 빛을 흉내 내며, 발전이라는 이름의 퇴행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귀를 거꾸로 탄 채, 고삐를 쥐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앞을 향해 달린다고 믿지만, 그 발걸음은 과거로, 혹은 파멸로 향하고 있습니다.


진리는 시대에 따라 부유하고, 부는 파레토 법칙처럼 소수에게 집중됩니다. 인류는 알지 못한 채 신노예제도의 불합리를 살아가며, 법과 관행은 인과법칙처럼 작동하여 우리를 조용히 옥죄어 갑니다.


“지식은 힘이다.”라고 베이컨은 말했지만, 오늘날 그 힘은 지혜가 아닌 이기심을 키우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많이 알고 있지만, 더 깊이 이해하지 못합니다.

행복은 아는 만큼의 한계에서 규정되고, 지식이 늘어날수록 지혜와 멀어지며, 도덕은 희박해지고, 환경은 물질의 욕망에 따라 무너져 갑니다.


헤겔은 “역사는 반복된다. 처음엔 비극으로, 다음엔 희극으로.”라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 희극 속에서 웃고 있지만, 그 웃음은 어쩌면 절망의 가면일지도 모릅니다.


회귀는 가능한가?


육도윤회 속에서 인간은 업을 감당하며 살아간다지만, 새롭게 파생되는 악업은 끝없이 늘어갑니다.

정직하고 진실한 자는 외면받고, 거짓과 욕망이 환영받는 세상.

AGI 시대가 도래하면, 인간은 결국 진실을 외면하고 이기심을 중심에 둔 존재였음을 깨닫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니체는 말했습니다.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존재다.”

하지만 그 극복은 기술이 아닌, 인간성의 회복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나귀를 바로 탈 수 있을까?


우리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길을 들어선 걸까?

지금이라도 문제의식을 갖는다면, 나귀를 똑바로 타고 고삐를 정상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까?

아니면, 종말로 치닫는 불안감을 안고 끝없는 업보의 축적 속에 지옥의 길을 향해 가고 있는 걸까?


이 질문은 단순한 철학적 사유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명의 방향성과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물음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라지는 골목의 숨결, 도시의 철학을 다시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