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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승진과 복통없음

by 잡귀채신

최근에 친구가 부장으로 승진했다. 40대, 이제 슬슬 결과들이 올라오는 나이다. 부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자마자 그녀가 이룩한 많은 것들이 보였다. 찡찡대지만 그것마저 귀여운 남편, 잘먹어서 파워도 만만찮은 자녀 둘, 여전한 기력으로 잔소리에서마저 비상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양가부모님, 가만히 냅둬도 알아서 돈을 굴려오는 아파트, 관리비 잡아먹는 자동차'들'. 문제는 그녀 자신이 이런것들을 도무지 보질 못하는게 아닌가! 인지장애 운운하며 내가 손수 하나하나 읊어주었더니, 공로상 시상식이 되어버렸다.

나는 이 친구의 과정을 알고 있다. 눈물과 콧물로 범벅되어있는 그녀의 과정을 알고 있고 함께 겪은것만 같아서 이 성취가 마치 내것 같다. 인터셉트 아니냐고? 에이~아니다. 그래서일까. 전혀 배가 아프지 않다. 언젠가 내가 성냥팔이라도 된다면 이 친구야말로 성냥을 카톤째로 사줄게 아닌가. 내가 보험을 한다? 그러면 이 친구가 전직원을 동원해서 사망보험까지 다 들어줄게 아니냐고.

피아식별이 확실하고 콩고물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사촌이 땅을 샀을때 아프던 배도 낫는다.

내 배가 안아픔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는것이다.

아니, 인터셉트가 맞지않냐고?


너와 나 경계의 구분을 허물고 세계를 통합해 나가자.

상무까지 보내려면 자,자,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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