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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마음조각가 Dec 16. 2021

오늘도 열심히 달아나는 스스로를 붙잡고

감정페르케 _ 용서하지 못할 것만 사랑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너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아!" 사춘기 시절 생일이 같은 친구에게 처음 들었던 말. 살다 보니 큰 위로가 되는 말. 숫기 없고, 유독 낯가림이 심한 나를 견딜 수 있게 한 말. 기다리는 소식은 늘 오리무중이고, 그렇다고 세상이 바뀔 리는 없고, 그래서 나를 바꾸기로 한 말. 스스로 있게 한 말. 그때부터 기도는 낯을 가리는 일이라고 믿게 된 말. 모든 생각이 기도인 말. 기도조차 생각인 말. 그래서 생각해 보면 잠도 기도이고, 먹는 일도 기도이고, 풍경을 바라보는 일도 기도인 말. 나를 밀어낸 후에야 나를 안아준 말.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일도 기도인 말. 생각의 생각인 말. 모든 영혼이 돌에 갇히고 나서야 어이쿠, 나도 언젠가 저렇겠구나! 깨닫게 되는 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가 단 하루인 말. 죽어서도 영원히 같이 살 사람이 아니면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말. 그러니 오늘도 열심히 달아나는 스스로를 붙잡고 기도하듯 싱긋 웃길 바라. 생각보다 신은 인간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으니까. 믿지 못하겠지! 그럼 우리 내기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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