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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마음조각가 Jul 10. 2022

죽음의 흔적마저 예술이 된다는 것

감정페르케 _ 용서하지 못할 것만 사랑했다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은 1903년생이다. 같은 해 일본에서는 다나카 가네 할머니가 태어난다. 2022년 기준 다나카 가네 할머니의 나이는 119세였다. 같은 해 4월 119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다. 119 구급대가 달려와 아무리 손을 써도 방도가 없었다. 다나카 가네 할머니가 떠나고, 기네스북 세계 최고령 생존자는 프랑스의 루실 랑동 수녀님으로 대체된다. 루실 랑동 수녀님은 다나카 가네 할머니보다도 한 살 어린 1904년생이다. 올해 118세이다. 말하자면 1904년 이전 생존자는 이제 이 지구상에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등바등 산다. ‘까르페 디엠(Carpe diem)’만을 생각하다가 정작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놓친다. 얼핏 카르페 디엠과 메멘토 모리의 의미는 같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메멘토 모리는 '과정'이며, 카르페 디엠은 '결과'다. 현재를 잘 살려면 이 죽음을 기억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버지니아 울프처럼 삶의 서러운 이야기를 듣고, 침몰해가는 자신의 운명과 마주서야 한다. 오버코트 양 호주머니 속에 가득한 돌멩이의 숫자처럼,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나이가 자신의 흔적이자 무게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막간을 이용해 말하자면 나와 같은 해 태어났지만, 이미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또 다른 나도 있다. 그렇게 죽음을 담은 삶마저 시와 사랑과 낭만이 된다는 것. 흔적이 된다는 것. 새김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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