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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마음조각가 Sep 08. 2022

어제가 내일이 되듯 흘러가고 있다

감정페르케 _ 용서하지 못할 것만 사랑했다

예상 밖의 일과 예상을 빗나간 사이에서 꽃이 핀다. 꽃이 핀 그늘 속으로 먹구름이 지난다. 속고 속이는 일의 지난함이란... 알고도 속는 일이 꽃의 직업. 흔들리는 일을 겨우 마친 꽃을 들여다보는 일과 내 하루의 경로를 지켜보는 일이 어쩐지 서로를 빼닮은 듯 애처롭기만 하다. 인간이 꽃을 신뢰하는 이유가 포커페이스 때문이라지. '솔직히 말해서'와 '손 얹는 맹세'를 밥 먹듯이 한다지. 세상에서 내게 딱 맞는 향기가 있다면 그건 진실이 아닐 것이라고 다독이며, 오늘도 꽃이 필 자리가 아닌 곳에서 피어 있는 꽃을 본다. 바람이 불지 않는 그곳에서 꽃이 최선을 다해 흔들린다. '나쁜 사람은 없다. 나쁜 상황만 있는 거지'라는 어느 영화의 대사.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만고의 진리. 꽃이 흔들리는 일을 멈추고 나를 바라본다. 내 마음에 코를 박고 향기를 맡는다. 아주 먼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온 믿지 못할 일들이 마치 어제가 내일이 되듯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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