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b n Wrestle Jun 25. 2021

누가 멘토스 할래?

창업은 각오, 그다음부터는 속도

스파크랩스의 공동대표이자 베스핀 글로벌의 대표직을 겸임하고 계신 이한주 님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초기 투자 심사에서 만나는 스타트업들의 떡잎(?)을 보는 비법을 알려주셨다. 창업자에게 회사를 1,000억 주면 팔겠냐는 질문에 8할은 팔겠다고 대답한다고 한다. 이 질문에 정답은 없으며 이 질문을 던지는 한주님의 의도는 팀원 간 창업의 목표와 비전이 허심탄회하게 공유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라 하신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구성원들끼리 회사를 탄생시킨 목적이 다르다는 것은 애를 낳아놓고 아빠와 엄마의 양육 방식이 다른 것과 비슷하다. 물론 애를 빠르게 성장시켜 exit 시키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부모는 이 세상에 없겠지?


창업에 꿈이 있는 사람들에게 한주님은, 1년에 1,000%씩 성장하는 시장을 노리라고 말했다. 이쯤 되면 한주님은 영(0)이 3개 들어간 천 단위 숫자를 즐겨 사용하시나 보다. 이미 거대한 시장에 진입하기보다 이제 형성되어가는 시장에 과감히 진출해보라는 뜻이다. 이 시장에는 1년에 10배씩 성장하고 있는 시장을 큰 범주에서 나누면 열 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 1년에 10배씩 커지는 시장, 한 달에 약 23%씩 커가는 시장인 셈인데, 이 안에서 경쟁하는 플레이어들과 시장을 개척해가다 보면 5년, 10년 이후에는 완숙해진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중요한 건 스피드(Speed)라는 사실인데, 파도가 빠르면 페달링을 그만큼 힘차고 빠르게 해야 한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하다. 다만 이 스피드라는 게 참으로 애매한 기준이다. 우리가 파도의 진행 속도보다 더 빠르게 페달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 10배 성장하고 있는 그 파도를 탈 정도의 최소 배기량과 토크를 갖추었냐, 이 것이 나의 질문이다. 한주님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무서운 놈은 큰 놈보다 빠른 놈인 것이다.


그렇다면 스피드 다음으로 빠지면 섭섭한 이야기가 스케일링(Scaling)일 테다. 많은 고객을 빠르게 얻을 수 있는 힘, 매출 capability를 높이는.. 앞 뒤 일련의 일들을 포괄하는 용어가 스케일링(scaling)이라 본다. 톡톡 튀는 사람들을 모아놓은 콜라 같은 팀 안에서 누가 멘토스가 될 것이냐. 구조적으론 조직의 어느 function이 멘토스 역할을 담당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미 예전부터 실리콘밸리에서는 의견이 모아졌다(=세일즈 오퍼레이션).


성장하는 회사에서 가장 큰 성장통과 마찰이 일어나는 부문이 세일즈팀이다. 프리미엄(free-mium) 모델 등 창의적인 매출 모델을 도입한 회사들 중 소수만이 내부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스케일 업하지만, 결국엔 그들도 영업팀을 보강하고 교육시켜 더 딜 사이즈를 크게 키우거나, 업셀링, 크로스셀링, 리텐션 역량을 키워야 하는 단계가 반드시 온다. 그때 세일즈 오퍼레이션 기능을 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세일즈 옵스는 두 종류의 어떡하지(Two different types of 'How')를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야하는 역할이다.


1)앞으로 어떡하지?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은 하늘에서 한 번에 뚝딱 떨어져 내려오는게 아니다.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고치고 다시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불완전한 제품 개발 과정에서도 판매는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에 세일즈옵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장의 기대는 어떤 수준인가, 그러면 우리 제품과 product-market fit은 어떠한가. 이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표는 무엇인가. 어떻게 이 지표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는가? 어떻게 팔아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2)이제 어떡하지?

이제 팔고 나선 어떻게 해야하지? 판매가 이루어진 다음에도 어떻게 세일즈 퍼포먼스를 평가하고 고도화를 시킬 수 있을지의 고민이다. 더 나은 딜이 될 수 있었는지, 성공 사례들을 분석해보며 우리가 놓칠뻔한 인사이트가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복기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역할이다.



essay by junwoo

photo by steven

작가의 이전글 인셉션은 지독한 사랑 이야기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