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준의 모티브 107]
알람이 울린다.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가서 물을 끓인다.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돌아와 차를 한잔 탄다. 서재로 불을 켜고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차를 한 모금 마신다. 향기롭다. 핸드폰에서 피아노 음악을 튼다. 큰 숨을 한번 쉬고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한다. 모아 놨던 글들 중에 오늘에 어울리는 문구를 골라 만년필로 적는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좋다. 카메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다. 금방 좋아요가 달린다. 새벽 5시인데. 마음을 가다듬고 어제 일기를 적는다. 그냥 생각나는 데로 쭉 써내려 간다. 문득 멈춰지면 멈춰진 데로 가만히 머무른다. 그냥 새벽의 고요함과 적막함 속에서 함께 존재한다. 일기를 다 쓰면 영어공부를 하고 책을 읽는다.
내 새벽 루틴이다. 추운 겨울이나 몸이 찌뿌둥한 날에도 캄캄한 어둠 속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건 그만큼 좋은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예전에 공부를 할 때 억지로 일어나려고 하면 그만큼 고역이 없었는데, 적절한 방법을 찾고 몸에 붙이니 이것만큼 좋은 시간이 없다. 강의하고 코칭하는 일을 하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을 단단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준 새벽 루틴의 영향이 컸다.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점이다. 부드럽고 향기로운 커피나 차를 마시며, 얼음 깨 먹는 맛이 나는 피아노 음악을 듣고 있자면 ‘평화롭다'라는 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온통 정신없이 떠돌던 생각과 감정이 새벽에는 차분히 가라앉는다. 그러면 어떤 것이 진짜이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은 건지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을 쭉 써본다. 힘든 감정이 있어도 그대로 쏟아 놓는다. 생각을 가지고 적는 게 아니고 그냥 떠오르는 데로 쏟아놓는다. 그 감정이 고마움일 때도 있고 짜증일 때도 있다. 화나는 감정도 두려운 느낌도 다 적는다. 그렇게 덜어내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렇게 머릿속 생각을 다 적고 나면 해야 할 일도 분명해진다. 그러면 오늘 할 일을 우선순위에 따라 적어 놓는다. 무엇을 해야 할지 적는 것도 머릿속 생각을 차곡차곡 정리해 놓는 것 같아 기분이 가벼워진다.
이 시간에 하는 것은 '생산성이 무척 높다'. 에너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저녁에 일 하고 들어와 밥 먹고 무엇인가 하려면 배터리가 거의 떨어져 갈 때라 의지를 가지고 꾸역꾸역 하려 해도 어렵다. 하지만 새벽은 밤새 잠을 자고 나서 에너지가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무엇을 해도 쉽게 할 수 있다. 방해할 것도 없으니 그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일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다 하고 나면 낮에 했다면 반나절은 걸릴 일들이 뚝딱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기획을 하거나 생각을 해야 하는 일은 주로 새벽에 한다. 사실 출근하기 전에 중요한 일은 다 끝내고 나가는 것이다.
이런 시간을 꾸준히 가져가면 '많은 결과물을 얻게 된다.’ 그동안 썼던 책은 다 새벽에 원고를 썼다. 재작년부터 써온 이 칼럼도 이 시간에 썼다. 전업 작가가 아닌 이상 낮에 일을 하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사실 어렵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새벽시간이다. 글뿐만이 아니라 중요한 기획은 다 이 시간에 한다. 또한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면 일 하러 가서도 상쾌하게 할 수 있다. 준비된 상태로 가벼운 마음으로 일 하면 결과도 좋다. 그런 반응이 더 많은 보상을 가져다준다.
일단 '나는 올빼미형이야'라고 말하는 분이 있다면, 나도 그런 사람이었다고 미리 말씀드리겠다. 일하고 들어와서 저녁 먹고 조금 쉬다가 TV 보거나 책 좀 보다가 12~1시 정도에 잠들었다가 7시쯤 일어나는 사람이었다.
1.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찍 자면 된다.
사람은 원래 자던 시간이 있다. 나는 6~7시간 정도 자는 사람이었다. 5시에 일어나려면 10~11시에 자면 된다. 자신의 잠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자는 시간만 바꾸면 힘들지 않다. 사실 하루의 시작은 몇 시에 일어나느냐가 아니라 몇 시에 자느냐에서 시작된다. 자는 시간을 알람에 맞춰놓는다. 그 시간이 되면 잠자리에 눕는다. 규칙적으로 자면 피곤하지 않다. 자는 시간이 줄거나 불규칙하게 자기 때문에 피곤한 것이다.
2. 주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술을 마시면 몸은 늘어진다. 당연히 일어나기 힘들어진다. 아침에 일어나는 습관이 붙기 전까지는 가능한 술은 피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술자리는 금요일로 잡는다. 보통 새벽 루틴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정확하게 지키고 주말은 편하게 가는 편이다. 그래서 술 마실 일이 있으면 금요일 저녁에 마시고 토요일에 편하게 일어난다. 그것만으로도 자신에게 작은 보상이 된다.
3. 새벽에 일어나서 할 순서를 정해놓는다.
어렵게 일어나서 할 게 없으면 다시 늘어진다. 그래서 일어나서 할 일을 순서대로 정해 놓는다. 나는 일어나서 기도하고(Pray), 하루의 다짐을 적고 (Oath), 일기를 쓰고(Write), 영어 공부를 하고 (English), 책을 읽는다. (Reading). 그래서 나는 이를 파워 POWER 루틴이라고 부른다. 그냥 일어나면 순서대로 이를 따라간다. 마치고 나면 날도 밝고 힘도 난다.
4. 핸드폰에 빠지지 않는다.
루틴 중에 하나가 다짐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이다. 새벽 5시 즈음에 올리는데도 글을 올리자마자 좋아요를 누르는 분이 있다. 나를 깨우는 자극이다. 기분 좋게 반응을 확인하고, 글 조금 보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갈 때도 있다. 새벽에 어렵게 일어났는데 그 시간을 그렇게 보내는 것은 낭비하는 것이다. 몇 번을 그렇게 보내고 나서는 글 올리고 10분 지나면 무조건 끄려고 한다.
5. 실천사항을 기록한다.
무언가 실천하면서 기록하지 않으면 생각으로는 굉장히 많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기록해보면 자신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서 파워 루틴을 표로 만들어 관리한다. 일어난 시간, 다짐과 일기를 썼는지, 영어공부를 하고 책을 읽었는지, 요즘에는 한 칸 더 넣어서 몸무게도 적는다. 그렇게 기록하다 보면 채우는 맛이 생긴다. 하루하루 지켜나가는 뿌듯함. 그 기록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더 생긴다.
루틴을 만들려고 하면 처음에는 힘들다. 하지만 끝까지 그런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계단을 오르듯 하나하나 힘들여해야 하지만, 이게 몸에 붙으면 자동화되어 마치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는 것처럼 자동적으로 하게 된다. 아침에 눈이 떠지면 파워 루틴을 몸이 알아서 하고 있다. 피곤한 날은 머리는 덜 깨었지만 몸은 그대로 움직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개인의 성과가 좋으려면 이런 자동화 루틴을 얼마나 잘 갖추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처음부터 파워 루틴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하루의 다짐을 적어서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이 컸다. 새벽에 올리는데도 누군가가 바로 ‘좋아요'를 눌러주면 왠지 잘했다고 칭찬받는 느낌이 들었다. 꾸준히 하다 보니 글의 마감을 지키듯 시간도 지키고 싶었다. 그리고 업로드 한 시간이 나오니 은근 신경이 쓰인다. 의식하게 된다. 내가 실천하는 것을 누군가가 봐주고 응원해 주는 것은 실천의 큰 동력이 된다.
글을 올리고 나니 시간 여유가 있어서 일기도 쓰게 되고, 글도 쓰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마치 명주실 한가닥 같은 습관이었다면, 여기에 다른 습관들이 한 줄, 한 줄 꼬아져서 단단한 밧줄처럼 나의 생활을 끌어주고 받쳐주는 동아줄이 되었다.
이 좋은 걸 추천하는 의미에서 같이 해볼까 한다. 방법은 아래 카페에서 새벽 기상을 인증하는 것으로. 인증사진을 올려도 좋고 글을 한 줄 적어도 좋다. 인증시간은 5시부터 5시 30분까지. 30일 모두 성공하신 분에게는 선물을 드려야 하나? 이건 아직 미정.
무언가 변화의 계기를 만들고 싶은 분, 삶에 큰 성과를 내고 싶은 분이라면 함께 하자고 강하게 제안합니다. 처음에는 조금 힘들어도 그만큼의 행복과 보람이 돌아오니까요. 인생에 해가 뜨는 느낌? 어떻게 하루를 새벽 5시에 같이 시작해 볼래요?
[이형준의 모티브 107] 하루를 새벽 5시에 시작해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