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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준 Feb 20. 2023

승리를 원한다면 동료를 믿어라!

[이형준의 모티브 136]

피지컬이 대단한 100명의 사람들이 철봉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눈을 사로잡았다.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상처럼 멋진 몸매를 가진 사람들이 큰 상금을 놓고 누가 더 뛰어난가를 겨룬다. 일대일로 대결을 벌여 공을 뺏지 못한 사람은 바로 탈락하고, 줄로 만들어진 나무다리를 모래주머니를 들고 뛰어다닌다. 마치 실사판 오징어게임 같다. 인상 깊은 미션 중에 하나는 노예선 같은 배를 옮기는 미션이다.


세상에 가장 힘이 세 보이는 사람도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작은 통을 들어 옮기고, 배 밑에 까는 통나무는 혼자서 옮길 수 있지만, 모래사장에 박혀 있는 100킬로그램짜리 오크통을 빼내고, 들어서 배 위로 옮기는 것은 혼자서 할 수가 없다. 그 모든 것을 실은 나무배를 옮기는 것은 더 그렇다. 모두가 달라붙어 하나 둘, 하나 둘 구령을 따라 힘을 모아야 가능하다.



이 장면이 떠오른 것은 한 분과의 대화에서였다. 글로벌 회사의 마케팅 담당 임원을 맡고 있는 그분은 정말로 착하고 성실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가는 것도 싫어하고, 팀원도 아끼는 좋은 분이다. 팀원이 일에 허덕이고 있으면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부분은 대신해주며 그가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분만 바쁜 것 같다. 개인 한 사람, 한 사람 일을 도와주다 보니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먼저 퇴근하는데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특히 리모트 워크가 된 이후에 더욱 그렇다. 개인에 대해서는 성장을 돕고 지원하는 것 같은데, 팀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팀원들 사이의 일은 다 이 분에게 가져오니 일은 계속 쌓이고 피곤하다. 팀원 개개인이 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안타까워한다.


일도 개인이 하면 효과적인 일이 있고, 함께 했을 때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일이 있다. 아무래도 영역이 분명하고, 개개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각자의 전문 분야 일은 그냥 혼자 하는 게 낫다. 이런 일은 각자에게 맡기면 된다. 하지만 덩어리가 크고 복잡한 일은 그렇지 않다. 처음 해보는 일이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모호한 일은 혼자서 끙끙대는 것보다 여럿이 모여 힘을 합쳐 해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런 일은 혼자 일하는 열명 보다 열명이서 함께 일하는 한 팀이 맡았을 때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있다.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가 140개 이상의 조직에서 진행한 연구를 보면 협업적인 작업을 장려하는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고성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다섯 배 이상 많았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Why Teams Don’t Work)에서는 팀이 함께 일하고 지식과 전문성을 공유할 때 더 생산적이고 혁신적이라고 한다.


팀으로 일하는 것이 나은 이유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기술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창의성과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고, 업무의 양을 나눠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로를 보면서 배우고, 구성원 간에 서로 응원하고 인정하는 것도 큰 힘이다. 팀으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인터뷰를 보면 “개인이라면 포기했을 텐데, 우리 팀원들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는 인터뷰 내용이 있는데 이런 모습이 팀의 힘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일을 하다 보면 내 할 몫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것은 옳은 생각이 아니다. 그렇게만 일하면 작은 일만 처리하게 되고 진짜 큰 일, 규모가 있는 일, 큰 수익을 가져다주는 일은 하지 못한다. 본인이 혼자 처리하기 힘든 일이 생겼을 때는 먼저 도움을 요청하자. 동료에게 리더에게. 그렇게 힘을 합쳐야 힘든 문제도 풀어나갈 수 있다. 힘들어도 이렇게 서로 도우며 문제를 헤쳐 나갔을 때 한 팀이라는 생각을 갖고 함께 나아갈 수 있다. 이때 팀이 작동한다.


자신의 능력과 힘만 너무 믿지 말자. 더 큰 승리를 원한다면 함께하는 동료를 믿어야 한다.



(주)어치브코칭 대표코치 이형준


www.achievecoach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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