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준의 모티브 73]
"10년 후에 어떤 모습일 것 같아요?”
“그때 이 회사를 다니고 있을까요?”
회사에서 착실하고 성실한 김 부장이 이런 대답을 내놓았다. 눈이 살짝 빨개지는듯 했다.
"솔직히 마음이야 임원까지는 해보고 싶지만, 그게 쉽겠습니까?”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이층짜리 건물에서 일층에는 카페를 하고, 이층에서 살면 좋을 것 같아요”
“준비는 되셨나요?”
“살짝 알아보다 말았어요. 조건도 그렇지만 제가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잘 못해요”
이런 대화를 나눌 때마다 익숙한 느낌이 든다. 비슷한 대답을 여러 번 들어보았기 때문이다. 사십 대 중반이 넘어가면 미래를 걱정한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는 분은 별로 본 적이 없다. 그냥 강물 위에 떠다니는 배처럼 시간이 흘러가는 데로 살아간다.
막연한 불안감을 느낄 뿐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는 계획을 가진 이는 별로 없다. 계획이 없으니 실천도 당연히 없다. 친한 선배가 은퇴하거나, 알던 친구가 퇴사한 후 어떻게 지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보를 알아보거나 미래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지만 그러다 마는 경우가 많다.
◆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앞으로 어떻게 살면 좋을지는 조금 끈질기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 체력은 많이 떨어졌을 것이고, 아이들 가르치고 집도 마련하느라 가용할 수 있는 자본도 많지 않을 것이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미리 많이 따져봐야 한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자신이 만들어온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일하면서 배운 지식일 수도 있고, 알게 된 사람일 수도 있다. 기왕 살아가는 인생, 자신이 잘하는 것으로 보상이 큰일을 하는 것이 좋다.
그만둔다고 하는 이들도 이야기를 나눠보면 크게 두 부류의 사람으로 나뉜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할 일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이에 따라 그만둘 타이밍 선정의 기준도 달라진다.
1. 새로 할 일이 있는 사람
다른 회사에서 제안을 해오거나 새로 해볼 일이 있는 사람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옮길 일의 라이프 사이클을 비교해서 결정하면 된다. 지금 회사가 새로운 회사보다 낫다면 계속 있는 것이 나은 것이고, 새로 해볼 일이 지금 일보다 나아지고 있다면 행동에 옮기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미래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지만, 제품이든 일자리든 흐름과 추이라는 것이 있다. 현 상황과 옮길 회사의 상황을 잘 비교해봐야 한다. 단순히 지금 상사와 관계가 좋지 않거나 다른 회사에서 제안을 해왔다고, 사업을 한 번 해보겠다고 무조건 자리를 옮기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선택지는 점점 줄어든다. 가능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면 빨간 원이 그려져 있는 포인트가 도전의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볼 수 있다.)
2. 미래가 준비되지 않은 사람
다른 회사나 직업 등 비교할 기준이 없는 사람은 올곧이 현재 상황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하루에도 좋고 싫음이 있으나 큰 트렌드로 읽어야 한다. 자신이 올라가고 있는지, 정체되고 있는지, 내려가고 있는지. 아무래도 정체되고 있다고 느낄 때부터는 지금 그대로 있는 것은 위험하다. 회사 안에 있건 밖으로 나가건 정체되거나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느낀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그널이다.
◆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무조건 새로운 일을 찾고 나가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고 준비하자는 것이다. 실제 일을 시작해서 수입이 생기기 까지는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들어갈 돈도 많고, 시간도 꽤 걸린다. 자신의 일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은 이 죽음의 계곡을 건너게 되어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하지만 아무런 계산 없이 무작정 뛰어드는 용기보다는 준비하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혹시 여유가 아주 많은 분이라면 모를까.
지금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것은 좋은 훈련 방법이다. 현재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 밖에 나간다고 열심히 하지 않는다. 나중에 내몰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뛰게된다면 시간이나 여력이 모자르게 된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가능하면 올라갈 수 있는 자리까지 올라가 볼 것을 추천한다. 사장 출신이 밖에서 일하는 것과 부장 출신이 일하는 것은 다르다. 아무래도 브랜드와 네트워크에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선택은 늘 어려운 법이지만 도전 앞에서 미리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창업을 하던 그 자리를 지키던.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키듯, 승진의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경쟁자가 자기 발로 더 좋은 회사로 떠날 수도 있다. 누군가가 채갈 수도 있고. 꼭 자신은 안된다는 생각보다는 원하는 자리에 어울리는 정도의 역량은 만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자. 준비가 되었다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꼭 지금 회사가 아니라고 해도 역량을 키워놓았다면 그것은 어디로 가지 않는다.
질문을 바꿔보자. '언제 회사를 그만두면 좋을까' 보다 '언제 새로운 시작을 하면 좋을까'로. 지금부터 이 프로젝트를 시작해보자. 새로 시작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니자. 그리고, 여기저기서 데려가려고 안달 날 정도로 실력을 키워보자. 그리고,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타이밍에 도전을 하자. 결국 세상은 나 자신이 홀로 싸워가는 것이다. 내가 단단할수록 세상을 살아가는 두려움은 줄어든다. 결국 준비란 나 자신을 키우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이형준의 모티브 73] 언제 회사를 그만두면 좋을까요?
직장인의 성공을 위한 팟케스트 <3040 직딩톡>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