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서 유통사가 얻는 가장 큰 변화는 지출 항목이 수익 항목으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카드 결제 시스템에서는 매출의 2~2.5%를 카드사와 결제 대행사에 수수료로 지불했지만,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운영하면 수수료 지출이 사라지고 대신 준비금 운용 수익이 발생한다. 연간 거래액 1조 원 규모의 유통사라면 연간 약 420억 원의 재무적 차이가 발생하며, 결제 인프라를 소유함으로써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재편된다.
전통 결제 시스템의 비용 구조를 보면 명시적 수수료 외에도 숨은 비용이 존재한다. 상품 판매 후 대금이 입금되기까지 2~3일의 정산 주기 동안 유통사는 자기 자본을 투입하거나 단기 대출로 운전 자본을 충당해야 한다. 미수금이 재무제표에 쌓이는 구조에서는 현금 흐름 관리가 추가 부담이 되고, 대형 유통사일수록 이 시차가 만드는 기회비용도 커진다.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면 결제 수수료가 내재화되면서 연간 200억 원 규모의 지출이 즉시 보전된다. 동시에 고객이 미리 충전해둔 잔액, 즉 플로트 자금이 발행사의 금고에 머물며 운용 가능한 자산이 된다. 연간 거래액 1조 원 기준으로 평균 5%인 500억 원이 미사용 잔액으로 예치되어 있다면, 이를 만기 93일 미만 미국 국채에 투자해 연 4% 수익을 얻을 경우 연간 20억 원의 이자 수익이 발생한다.
정산 주기의 제로화는 재무 구조를 단순화하는 또 다른 효과를 낸다. 고객이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는 순간 유통사의 장부상 자산 이동이 즉시 완료되므로 미수금 개념이 사라진다. 운전 자본 부담이 줄어들고 현금 흐름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며, 재무팀의 자금 관리 업무도 간소화된다.
수치로 정리하면 신용카드 결제 방식에서는 연간 200억 원을 수수료로 지출하지만, 스테이블코인 방식에서는 수수료 절감 200억 원과 준비금 운용 수익 20억 원을 합쳐 총 220억 원의 재무적 이득이 생긴다. 두 모델 간 연간 420억 원의 차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수익 창출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유통사는 발생한 재무적 이득 중 일부를 고객 혜택으로 환원해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 결제액의 1%를 즉시 캐시백하거나 추가 적립해주면, 고객은 실질적인 할인을 체감하고 유통사는 카드사에 줄 수수료를 고객 락인 전략으로 전환한다. 카드 결제에서는 혜택이 없지만 스테이블코인 결제에서는 즉시 보상이 주어지는 구조는 고객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스테이블코인은 충성도 프로그램과 결합해 강력한 경쟁 우위를 만든다. 전통 포인트 시스템은 사용처가 제한적이고 현금화가 어렵지만, 스테이블코인 기반 보상은 즉시 사용 가능하고 다른 상점이나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다. 유통사 입장에서는 준비금 운용 수익이라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면서도 고객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는 윈윈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실무적으로 이 모델이 성공하려면 교환의 편리성이 핵심이다. 고객이 현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번거롭다면 아무리 좋은 혜택을 제시해도 채택률이 낮다. 2026년 현재는 은행 앱이나 간편결제와 연동된 원클릭 스왑 기술이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며, 사용자 경험 설계가 기술적 구현만큼이나 중요한 성공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형 유통사일수록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재무적 효과는 커진다. 연간 거래액이 10조 원 규모라면 결제 수수료 절감만으로도 2,000억 원의 비용이 사라지고, 플로트 자금 운용 수익까지 포함하면 연간 수천억 원의 재무적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단순한 효율화를 넘어 유통사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기회다.
스테이블코인은 유통사에게 현금 흐름의 관리 도구이자 고수익 금융 상품으로 기능한다. 결제는 서비스이고 수익은 금융에서 난다는 플랫폼의 격언이 실현되는 구조에서, 기술 기업과 유통사의 경계는 점점 흐려진다. 자체 결제 인프라를 소유한 기업은 거래 수수료를 내는 대신 준비금 운용 수익을 얻으며, 금융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규제 환경이 명확해지면서 대형 유통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더욱 현실화되고 있다. GENIUS 법안처럼 준비금 투자 대상을 제한하는 규제는 오히려 신뢰도를 높여 고객 채택을 촉진하며, 기존 금융 인프라와의 통합도 가속화된다. 유통사가 결제 생태계를 직접 소유하고 금융 수익을 창출하는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고, 누가 먼저 실행하느냐의 문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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