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ck Kim Feb 19. 2018

공장 생산직에 관한 이야기 - 품질팀에 관하여

중소기업에서의 하루와 품질팀에서는 무엇을 하는가에 대하여

남자가 두 번째 공장에 취직한지도 벌써 삼 주 가까이 되었다. 남자는 문득 시간이 매우 빠르다고 느꼈다.


남자의 소속은 「품질」이다.

대부분의 제조업 회사에는 크게 생산, 품질, 영업, 자재 총 네 가지의 큰 부서가 있었다. 물론 인사팀이나 경영팀, 전산팀, 안전팀 같은 부서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회사의 중추는 저 네 가지의 부서로 이루어져있는 것이다.

네 개의 부서는 각자의 임무를 띠고 다른 부서들과 협력하며 돌아간다. 말 그대로 생산은 제품을 생산하고 품질은 제품의 품질을 담당하고, 영업은 생산한 제품을 거래처에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재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재료들을 구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한다.


남자가 속한 품질은 말 그대로 제품의 품질을 담당한다. 품질을 어떤 방식으로 담당을 하느냐.

여러 방식이 있었다. 제품의 크기가 규격에 맞는지, 제품이 혹시 휘거나 스크래치나 찍힘들의 물리적 변형이 있는지, 녹이 슬거나 약품으로 인한 처리에서의 부주의로 인해 제품이 변색되는 등의 화학적 변형이 있는지, 특수한 장비를 이용해 이 제품에 요구하는 재료들이 (가령 납, 철, 크롬, 티타늄등의 금속들) 적절히 들어갔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품질팀은 크게 사무직과 현장직으로 나뉘었다. 현장팀이 제품을 측정하여 데이터를 사무직으로 전달하면, 사무직은 데이터를 기준으로 제품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고, 제품에 대하여 거래처에 설명을 하는 식이었다. 남자는 현장팀 소속이었다.


품질팀에는 모든 측정법에 대한 규격이 존재했고, 모든 측정치에도 규격이 존재했다. 품질팀은 규격으로 인해 일을 했고, 규격이 맞는 다면 제품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식되어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거나, 거래처로 납품이 되었다.

처음에는 규격이나 측정법에 익숙하지 않아 조금은 어색할 수도 있지만, 반복해서 하는 작업이기에(대부분의 공장일이 그렇다) 곧 익숙해진다.


남자는 곧 새로운 직장에 적응해갔다.남자는 전 공장에서 같은 부서에서 일을 했기에 적응이 더 수월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하던 일이 편하기 마련이다. 익숙해지고 나서는 이 회사는 오래 다니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직장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주야 2교대가 아닌 주간 고정근무였고(이것은 사람마다 장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야간 교대라면 야간 수당으로 인해 월급이 꽤나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자는 돈을 조금 덜 받더라도 건강과 여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동료들이 좋은 사람들이었고, 식사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잔업과 특근이 많아 여가 시간은 많이 즐길 수 없는 형편이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 장점이 있었다. 특근과 잔업 수당은 시급의 1.5배니까.


남자의 하루를 설명해볼까 한다.


출근 시간은 08:30까지다. 7:00으로 맞추어진 알람소리에 일어나 잠에서 깨기위해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씻고 나면 대략 7:40분. 남자는 차에 시동을 걸고 회사로 향한다.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은 약 08:10분 정도. 남자는 차 안에서 핸드폰을 하다가 08:25분쯤에 회사에 들어가 출근 카드를 찍고 담배를 피우며 동료들과 인사를 한 후에, 현장으로 향한다.

현장에는 지난 야간에 생산된 제품들이 놓여져있다. 남자와 남자들의 동료는 방진복을 입고 라텍스 장갑, 마스크까지 착용한 상태로 제품들을 검사한다.

이상이 없으면 Ok사인을 내려 제품을 출고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생산팀과의 토론을 거쳐 제품을 고친다던지, 제품을 폐기하던지 한다.

식사 때가 오면 식사를 하고, 적당한 시간에 담배를 피운다.


이것이 남자가 회사에서 하루를 보내는 과정이다.




-품질팀에 관한 몇 가지 소소한 이야기-


1. 품질팀은 주로 측정을 많이 한다. 숫자를 많이 다루고 계산을 많이 하는 편이라 숫자가 익숙하다면 편할 것이고, 숫자가 익숙치 않다면 어려울 수도 있다. 다만, 계산은 사칙연산 수준이다.

2.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품질팀은 약품을 다루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안전한 편이다.

3.이것도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제품 측정을 위해 제품을 많이 옮기게 된다. 작은 제품이라면 육체적으로 힘이 덜 들 수 있지만, 큰 제품이라면 육체적으로 꽤나 힘들 수 있다. 참고로 남자의 회사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성인 남성 두 명이 든다면 낑낑거리며 드는 수준이고, 성인 남성 네 명은 붙어야 안전하고 편하게 드는 편이다.

4.품질팀은 대부분 방진복과 방진화를 입고 일한다. 품질팀에서 입는 방진복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일체형, 분리형이 있다. 분리형은 상 하의로 나뉘어져있고 일체형은 상하의가 하나로 합쳐져 있는 형태인데 일체형은 매우 갑갑하다. 게다가 입고 있는 평상복 위에 입는 형태라 처음에 입으면 다소 몸이 무겁고 지칠 수 있다. 그러나 익숙해지면 괜찮을 것이다.

대부분의 공장은 제품의 변형을 막기위해 늘 사시사철 온도 유지를 하는 편이다(약15~22도).

덕분에 방진복을 입는다 하더라도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경우가 많다.

5.품질팀은 매우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자신이 어떤 틀에 맞춰 일하는 성격이라면 괜찮을 수 있으나, 자유 분방한 성격이라면 조금 안 맞을 수도 있다.


작가의 이전글 공장 생산직에 관한 이야기 - 재취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