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2-

사람의 얼굴에 관하여

by Jack Kim

확실히 조커의 얼굴은 어려웠다. 특히 주름들이 아주 많은 것이 포인트였는데, 남자는 그동안 사람의 얼굴에 주름이 얼마나 많은지, 어떤 표정을 지을 때 주름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신경 쓴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음. 웃을 때는 주로 눈과 광대쪽, 그리고 입쪽에 주름이 지는구나.

남자는 계속해서 선을 그어갔다.


두번째의 난관은 눈이었다. 눈의 모양과, 눈동자의 모양. 조커는 다소 과장되고 익살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기에 그나마 그리기 쉬운 편이 아닐까. 하고 남자는 생각했다. 만약 담담한 표정의 사람을 그린다면 도대체 어떻게 그려야 하는 것일까. 남자는 잠시 두려움에 빠졌지만, 지금은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했다.


남자는 계속해서 난관에 빠졌다. 눈썹과 머리모양, 입 모양과 입술, 그리고 이빨과 잇몸...


남자는 지금까지 배워온 모든 것을 총 동원했다. 다시 한 번 조커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것과 비슷한 선을 그으려 노력하고, 선이 잘못 되면 지워갔다. 어느정도 그림이 진행되면, 선생님에게 제대로 그렸는지 컨펌을 받고, 다시 선을 지우고, 다시 그려갔다.


"눈이 너무 넓네요. 크기를 조금 줄여볼까요."

"주름이 너무 적네요. 좀 더 상세하게 묘사를 해 볼까요."

"눈썹의 명암 차이가 없네요. 위부터 아래까지 조금 그라데이션을 해볼까요."

"아랫쪽은 조금 옅어야 해요. 지우고 다시 그립시다."


남자는 정말이지 선을 그어댔다(여기서 잠시 남자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 ㅠㅠ..).

사람의 얼굴은 정말 어렵구나. 그동안 사물만을 그려온 남자에게, 사람의 얼굴은 너무나도 높은 벽이었다.


그런 고난에도 불구하고, 그림은 조금씩 완성이 되고 있었다. 남자는 이 날, 조커의 윗 잇몸까지 그렸고, 어느덧 완성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조커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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