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ck Kim May 10. 2017

바다로부터 바다로 -2-

사람을 그리는 법에 대하여

남자는 이번 그림에서 다시 한 번 벽에 부딪혔다. 도대체 벽은 몇 개일까. 남자는 지금까지 지나온 벽들을 돌이켰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부딪칠 벽들에 대해서 생각했다.



남자는 왼쪽의 주인공을 보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른다리 중에 종아리가 너무 얇았던 것이다. 마치 발목이 끊어진 것처럼 보일 지경에, 남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남자는 잠시 후에 주인공의 종아리를 수정하기로 하고, 주인공의 아버지에 해당하는 인물의 음영을 그려보았다. 

더욱 이상했다. 남자가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배가 나와버린 마리오가 나타났다.


너무 두껍던 팔과 배를 줄였으나, 마치 물속에서 차렷-.을 하고 있는 모습같아보였다. 아아. 미치겠네.



아버지를 수정하고, 주인공에게는 잠수 도구를 입혀보았다. 조금은 나은것 같았지만, 종아리는 여전히 수정해야 될 것처럼 보였다. 아버지는, 여전히 이상하게 보였다. 어디가 잘못된 걸까. 남자는 이 부분에서 인터넷으로 수 많은 어부들의 이미지를 찾아보았다. 계속해서 이미지들을 관찰하자, 무엇이 잘못 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어깨의 각도와, 상체와 다리의 비율, 손의 각도와 앞치마로써 표현해야 하는 각도, 상체의 모습등...


어느정도 인간의 윤곽을 그린 남자는 밑 바닥의 질감 처리를 해주고, 인물에 좀 더 세밀한 표현을 해 주었다.



결국 남자는 만족스러운 인물들을 그려 낼 수 있었다. 이번 그림을 그리며, 남자는 인체에 대해서 상세하게 알게 되었다. 지난 그림은 남자가 아직 인물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으나, 싱가포르에서 찍었던 사진의 피사체의 자세가 쉽고, 보고 그릴 수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쉬운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의 그림은 남자가 상상한 포즈였고, 그 포즈를 참고할 사진들이 있다고는 했으나 완벽하게 비슷한 포즈는 없었기 때문에 많이 어려운 상태였다. 남자는, 이번 그림으로 인해 사람이 정말 그리기 어려운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바다로부터 바다로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