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ck Kim May 18. 2017

29 -3-

그림에 한 해를 담아, 나를 담아 완성

마음먹은 대로 하는 것이다. 남자는 결국 주인공을 가운데에 배치하기로 하고, 주인공을 그리기 시작했다.



검정색의 청바지와 회색 외투를 입고, 눈밭을 걷는 주인공.



주인공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는 중이기 떄문에, 눈에 쌓인 발자국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시켰다. 그리고, 외투에도 어느정도 눈이 묻어있어야 하겠다. 그리고 고생중이지만, 희망을 꿈꾸는 현실답게 살짝은 입꼬리를 올려 자조적인 미소를 띄도록 했다.


주인공을 완성하고 나서, 선생님의 조언이 있었다. 별빛들이 너무 모여있다는 것이었다. 조금 더 넓게 뿌리면 어떨까요. 남자는 선생님의 조언에 잠시 고민을 해보다가, 그 편이 낫겟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별들을 조금 더 넓은 범위로 수정했다.

"음...완성인것 같은데요 선생님. 좀 더 고칠 곳이 있을까요."

그림을 보던 선생님이 한 마디 했다.

"뒤쪽처럼 앞 쪽 별빛도 좀 더 흐트러트리면 어떨까 싶어요."

"음..."

남자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더 넓게...

"일단 오늘은 이렇게 마무리 짓고. 조금 더 생각해보고 수정하겠습니다."

"넵."

남자는 그림 오른쪽 아래에 검정색으로 '29' 라고 적었다. 지금까지 그린 그림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다.

캔버스가 꽤 컸고(30호), 그림을 말리던 중이어서 남자는 선생님에게 잠시 그림을 들어주시면 안되겠냐고 부탁한다음, 사진을 찍었다.




삼 주 후, 남자는 별을 더 넓게 퍼트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수정을 했다.






이것이 '29'의 완성이다.


남자는 이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남자의 그림을 그릴 때 중요하시 하는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킨 작품같았기 때문이었다. 첫 번째. 이미지가 아름다웠고, 두 번째. 좋은 주제를 담고 있었다. 만약 남자가 이 그림을 본 사람에게 '이 그림은 제 스물 아홉살의 한 해를 담은 그림입니다.' 라고 했을 때, 그 누군가는 남자의 스물 아홉 살 의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29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