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철학

-어느 여행자의 긴 일기-

by Jackie Song

사와디 카? สวัสดีค่ะ


필자는 여행업에 28년을 종사해 왔다. 나에게 여행이란 무엇이었을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아직 모른다. 정확하게는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의 업이었으니까 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과 그 일이 직업이 되는 것은 또 다른 메커니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는 과연 여행을 왜 하는 것일까?

건강의 회복, 일상으로서의 도피, 인생의 추억, 친구와 가족들과의 화합, 혼자 여행의 자유와 설렘 등등.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여행이 끝난 지점, 사람들은 왜 다음 여행 목적지를 고민할까? “요즈음 여행하기 어디가 좋아요?” 사람들은 이미 가장 좋은 시즌에 가장 좋은 선택지를 정해서 왔는데도 말이다. 오늘까지의 여행이 즐겁지가 않아서 인가? 아니면 즐거워 서인가? 여행이 만족스러워서 출발지 공항라운지에서 여행기간 동안 찍은 사진이나 일기를 한참 들여다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공유하거나 블로그를 쓸 수도 있다. 여행의 순간이 행복했다면 괜찮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매 순간 여행이 고행인 사람도 있다. 여행을 억지로 끌려 왔거나 회사에서 특정 목적(인센티브 여행 혹은 컨벤션 투어)으로 오는 사람들도 있다. 계획이 명확한 여행은 피곤하다.


인생에서 좋아하는 일은 힘이 들어도 즐기면서 오래 할 수 있지만 하기 싫은 일은 오래 견디기 힘든 것처럼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억지로 하는 여행은 부담스럽다. 결국 일의 연장이 여행 목적이거나 친하지 않은 남들과 반드시 해야만 하는 특수 여행이다. 단합이나 화합의 목적으로 멀리 비행기를 타고 타국에서 침목을 도모하는 것이 요즈음 흔한 일상이니 어쩔 수 없다. 한 예를 들면 회사에서 주기적으로 3.000명씩 오는 회사 직원들의 여행이 있다. 일정 동안 조직원들 중 직급이 낮은 직원들은 3박 4일 동안 이어지는 행사나 프로젝트를 도우기 위해 밤을 꼬박 새우거나 서너 시간씩 잠을 자는 모습을 본다. 몸이 아파도 어디에 숨을 곳이 없다.


누군가는 향유의 시간을 위해 마사지를 받고 골프를 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 사람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밤을 새우고 밥 챙겨 먹을 시간이 없다.(정확하게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억울하면 승진하시오.! 실적이 좋으면 다음 여행은 '로열 스위트 룸'으로 뽑아 줄 테니…" 조직의 막내들은 상사나 선배들의 공식적인 심부름과 개인적인 뒷바라지에 눈코 뜰 새가 없다. 한국의 수직적 조직 문화를 그대로 복사해서 펼쳐놓은 3박 4일의 여행 만찬…


"우리는 하나이기에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하나의 생각만을 해야 합니다" 연회장은 3일 연속 위하여! 를 외치며 화려한 연회는 계속 이어진다. "자~ 회사의 목표와 빠른 성장을 위하여! , 더 큰소리로, 위하여!, 3번 복창합시다,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이구동성으로 천정이 떠나갈 듯 외치는'위하여!'가 끝나면 모두 다 같이 하나가 된다. 그리고 다 같이 원샷! 실적을 쌓고 승진하는 그날이 오기까지 오로지 견뎌야 함을 다짐하며 파티가 끝난 연회장을 마무리한다.….


관점이 다른 것이 틀릴 수도 있는가?

위계조직 안에서 지위와 서열이 낮은 사람을 존중하는 것은 곧 '인간의 평등과 존엄성'이라는 이상을 실현하는 행동이다. 이 관점은 모든 조직에 적용할 수 있고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위계질서와 서열은 조직의 목표 수행과 관련한 영역에서만 적용해야 하며 그 한계를 넘어 인격적 상하 관계나 지배, 종속 관계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원칙이 지켜지기를 원한다. 조직의 위계가 인격의 위계인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된다.

-유시민-


사실, 여행사라는 조직은 상품을 기획하고 팔았을 때 일정한 수익이 발생해야 지속이 된다. 필자가 여행사를 운영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수익의 구조 때문이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관광사업은 보이지 않는 굴뚝'이라고 말한다. 좋은 의미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서비스‘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고객을 대상으로 계획된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양질의 서비스 마인드는 저질이 된다. 아무리 기다려도 굴뚝에 연기는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이후에 여행업의 서비스 시스템의 개선을 위해서 정부나 문화 관광부에서 필요한 개혁을 한 적이 없다.(적어도 내가 업계에 있는 동안) 여행업계에서는 한국에서 여행객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전문용어로 '아웃바운드 여행',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어는 것을 ‘인바운드 여행'라고 명칭 한다. 지금 한국의 관광사업은 어떠한가. 인 아웃바운드 산업 관련해서 변한 게 있다면 국내에 신생 골프장이나 호텔 등을 짓는 일이 대부분이 이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자국민을 보호하는 관광산업 시스템을 개발하기보다는 외국인들이 살기 쉬운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좋은 예로 중국사람들이 제주도 같은 고유한 관광지를 마치 본인들의 사업 인프라인 것처럼 개발, 보수하고 상업화해서 돈을 쉽게 벌고 있다. 한국은 태국처럼 자국민 우선 정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누가 되든 돈이 되는 수익만을 위해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 까기만 하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들이었나?. 중국인들은 우리보다 더 쉬운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세금을 적게 낸다. 돈을 싸들고 와서는 사흘 안에 집을 사고 땅을 판다. 모든 것이 단타로 일사천리 진행된다. 이런 시스템을 정부는 제도적으로 허용한다. 관광 회사는 시스템의 허점이나 실수를 항상 개인의 일탈로 방관하고 기업은 소신이 없고 리더는 책임이 없다. 고객은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약속은 지켜지기 힘들다.(물론 약관상 돈으로 해결되는 부분도 있다) 여행업은 뼛속까지 내 본업이다. 남의 것을 뺏고 내 주머니를 채우는 삶을 내 업의 본질로 여기고 살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업의 리더가 될 수 없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여행을 해야 한다. 이런 모든 상황들과 연관이 없는 순수한 여행. 스스로가 선택한 여행을 할 권리가 있다. 때로는 혼자도 괜찮다. 하지만 책임도 혼자다. 내가 걸어온 방향이 잘 못 되었으면 다시 돌아서 가면 된다. 그러므로 여행의 경험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가 된다. 인생은 길지 않다. 여행의 순간처럼 찰나로 지나간다. 시도가 없으면 성취도 없다. 보고자 하는 것, 먹고자 하는 것, 사고자 하는 것들은 다 경험이다. 경험의 실패란 말은 이 세상에 없다. 체험과 모험으로 남을 뿐이다. 그걸 꼭 해야 하냐고?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이왕 할 것이라면 남들이 원하는 것을 쫓을 필요는 없다. 남들에게만 잘 보이는 인생으로 살고 싶은가? 그것은 내 인생이 아니고, 남의 인생이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서 더 강해져야 한다. 여행의 경험은 돈으로 해결될 수 없다. 10대와 20대는 자유로운 여행을, 30대와 40대는 내가 할 수 있는 여행을 하고, 50대와 60대는 내가 원하는 여행을 통해서 진솔하게 삶을 돌아보고 제2의 인생을 계획한다. 우리는 인생의 마지막에 남게 될 '그 무언가의 소중한 가치'를 위해 여행을 한다. 그 무엇인가는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의 인생 보물상자' 일 것이다.


‘여행'이란 단어를 하나의 키워드로 말해 본다면 이렇게 정의 내리고 싶다 '여행은 인생의 작은 축소판이다' 왜냐면 여행은 삶의 모양을 그대로 닮아 있다. 우리가 사는 삶의 여정이 곧 인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오늘을 사는 바로 이 순간의 행복이 나의 삶 전체의 행복이 된다. 내가 여행업에서 오래 몸담을 수 있었던 것은 사람과의 대면을 좋아하고 무엇보다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나의 성향 때문이었다. 남들을 돕고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을 좋아했고 지금도 그렇다. 성실히 나의 맡은 일에 책임을 다했고 고객과의 약속을 묵묵히 지켰다. 그것이 평생 업이 된 시간이 벌써 30년이 다 되어간다. 그 시간의 대가가 돈이 전부라고는 말할 수 없다. 결국 돈과 비교할 수 없는 더 큰 가치와 인생의 결과물로 나에게 돌아왔다. 이것이 나의 여행 철학이고, 일의 철학이다


-인생의 길은 때로는 힘들지만 고난과 역경의 터널을 돌파하면서, 때로는 아픈 통증을 치유하면서 다시 일어서는 일이다. 빨리 달리지 않아도 좋다. 너무 숨이 찰 때는 걸어가도 좋다. 인생의 여정이 울퉁불퉁한 도로뿐이라고 짜증 내지 말고, 다른 사람들처럼 편하게 타고 갈 수 있는 좋은 차를 부러워하지도 말고, 빨리 가는 차들은 먼저 보내라. 반드시 함께 가지 않아도 된다. 길을 양보해라. 당신 먼저 달려가라고... 걷다 보면 인생의 길에는 놓칠 수 없는 더 아름다운 풍경과 삶의 지혜를 함께 나누고 싶은 도반( 인생의 길 동무 )들이 보인다. 이렇게 살다 보면 내가 무엇이든 더 많이 받으려고 하기보다는 더 주면서 살게 된다. 그리고 주었던 것은 다시 나에개로 2배, 3배로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코 앞의 이익을 쫓아가는 삶에 우리는 큰코다친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긴 호흡으로 멀리 볼 줄 알 때 신은 귀한 선물로 우리에게 보답한다. '인생은 미완성'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비록 완성이 되지 않을지라도, 천천히 나만의 인생철학을 지키며 잘 살아 보려 한다.-


왓 프라깨 오


'잘 살아야 잘 쓸 수 있다'. - 유시민 -


여기까지 긴 글을 쓰다 보니 태국에서 살고 있는 세월 동안 나는 참 많이 성숙해 가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된다.


부족한 솜씨로 쓴 연재 글과 지루한 저의 이야기를 읽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컵쿤 카!~~~ ขอบคุณค่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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