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 “당신은 내 상사가 아닙니다”

《데이지의 감정 기록소》

by J이렌


의뢰인: 한참 웃음 꾹 참으며 로그를 적는 중

등장인물: 의뢰인 밑에 직원, 직속 부하이자… 자칭 차기 컨트롤러



• 데이지, 사람이 왜 이렇게 눈치가 없을 수 있어?


그녀는 내게 먼저 말하지 않았다.

다짜고짜 내 보스에게 가서 먼저 말했다고 한다.


“저, 외부 오퍼 받았어요.

근데 이 회사가 좋아서 남고 싶어요.

조건만 좀 바꿔주시면…”


바로 꺼낸 조건은,

타이틀 업그레이드 + 보너스.


그것도 그냥 타이틀이 아니라,

… 나랑 같은 직급.


보스는 그 요청을 거절했다.

“성과가 있어야 보상도 있지,

지금은 시기상조야.”

그리고 “기다리라”라고 말했다.

열 번도 넘게.


결국 그녀는, 거절당한 뒤 나를 찾아왔다.


“혹시… 저 대신 보스에게 다시 한번 얘기해 주실 수 있으세요?”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 이 얘길 왜 나한테 하는 거지?”

“나를 먼저 찾았어야지,

왜 결과 다 보고 와서

‘처리’하듯 넘기는 건데?”


하지만 겉으론 이렇게 말했다.


“음… 네가 원하는 방향이 명확하니까,

그걸 위해 네가 직접 설득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거야.”

“그리고 새로 갈 회사가 진짜 좋은 조건이면,

망설이지 말고 가는 게 맞아.”


데이지, 나 사실 그녀 안 좋아해.

언제나 내 말을 건너뛰고,

내 자리를 넘보는 태도였으니까.


그런데도 나는, 내 감정을 숨기고

프로페셔널한 조언을 줬어.


그게 내가 지키고 싶은 태도니까.


오늘의 감정 기록

허탈함 기시감 억지웃음 감정 절제 프로페셔널의 품격


사람 사이에는 선이 있다.

선 넘은 태도에는,

침착한 태도로 선을 다시 그으면 된다.


당신은 내 상사가 아닙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처럼 행동하지 않을 겁니다.

• 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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