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길, 영원한 기억

티턴의 창 너머에서

by J이렌


젊었을 땐 로맨스 소설에서만 읽던 그곳,

이름만으로도 막연히 낭만을 떠올렸던 와이오밍.

그곳을 나는, 이제는 중년을 지나 인생의 무게를 실은 몸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밟았다.

그랜드 티턴의 웅장한 산맥과 고요한 예배당,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창 너머로 펼쳐진 세상은 말없이 내 마음을 울렸다.


그날, 우리는 “Chapel of the Transfiguration”에 있었다.

창틀 안에 꼭 맞게 담긴 십자가와 산맥은,

그 자체로 하나의 기도였다.

신의 침묵이, 자연의 경이로움이,

그 자리에서 내 안에 조용히 스며들었다.


옐로스톤에서는 대자연이 우리에게 말 걸어왔다.

폭발하는 가이저의 위용,

코앞까지 다가온 야생 곰의 숨결,

그리고 뿔 하나만으로 대지를 가르는 버펄로의 고독.

이 세상에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그들은 말없이 가르쳐주었다.


무지갯빛으로 피어오른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 앞에 섰을 때,

나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이곳은 기적이다.

한 번만이라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하다.”


그 이후, 나는 조금 달라졌다.

자연에 조금이라도 감사와 존중을 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작은 정원에 허밍버드 설탕물을 놓아두었다.

그 작은 생명들이 와서 부리로 달콤한 물을 삼킬 때,

그들이 가져다주는 날갯짓이

내게는 하나의 약속처럼 느껴졌다.

내가 본 그 모든 아름다움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


아마도 이 여행은 내 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인생의 어느 순간, 어떤 장면은

마음속에서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을.


작가의 한마디


젊었을 땐 로맨스 소설 속에서만 만나던 그곳을

이제는 인생의 반쯤을 건너온 내가 가족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이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고 삶을 정리하는 조용한 성찰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랜드 티턴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옐로스톤의 숨결을 느끼며,

나는 깨달았습니다.

인간은 작지만, 그 작은 존재도

자연 앞에서 겸손해질 때 가장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이 글은 내 삶의 조용한 한 챕터이자,

평온했던 어느 계절의 기록입니다.

누군가의 하루에도 이런 고요한 순간이

잠시라도 스며들 수 있기를 바라며.

티턴에서 조우한 고요한 예배당과 옐로스톤 파크의 야생 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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