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 of the Loop
루프 두 번째 날.
혹시 꿈인가 싶었다.
근데 진짜 꿈이면, 상사 얼굴을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다시 보기 힘들다.
“엑셀은 그만 쓰고, 그냥 구글 시트로 간단히 해.”
그 사람은 ‘간단히’라는 단어를 마치 철학처럼 툭툭 던진다.
근데 내가 어제 만든 자동화 스프레드시트는
당신이 못 찾는다며 지웠다.
“폴더 너무 많아. 심플이즈 더베스트, 오케이?”
그렇게 말해놓고,
파일 이름을 “Project_Update_Reviewed_FINAL_FINAL_v2(1).xlsx”
로 만들었다. 그게 심플이란다.
문제는, 그 사람이 오늘도 그걸 또 못 찾는다.
그리고 나를 부른다.
“Where is the file? You never put it in the right folder.”
그 폴더는 공유 드라이브 루트에 있다.
그 사람 이름으로 된 폴더 안에.
그 사람이 만든 그 폴더 안에.
⸻
점점 알겠다.
이 루프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기억의 감옥이다.
누군가는 날 기억 못 하고,
누군가는 매일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리고 나는—감정만 계속 쌓인다.
화요일
월요일은 원래 그런 날이니까,
넘겼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더 덜 피곤한 척
조금 더 눈치 빠른 척
조금 더 웃는 척
‘척’이 하루를 먹어 치운다.
일은 어제와 같고,
기한은 다가오고,
메신저 창은 쉬지 않고 깜빡인다.
누군가는 오늘이 한 주의 첫날이고
누군가는 벌써 수요일을 기다린다.
나는 그 중간 어디쯤,
감정이 반쯤 잠긴 채 앉아 있다.
무감각함도 감정의 하나라면
오늘 나는 충분히 느끼고 있는 중이다.
피곤함은 그대로인데 기대는 없다.
월요일의 분노는 사라지고, 무덤덤함만 남는다.
점심시간조차 대화보다는 조용한 스크롤질.
웃음도, 짜증도, 그냥 생략.
화는 줄었지만
삶도 그만큼 조용해졌다
⸻
화요일의 Emotion Credit
〈무표정한 하루〉
웃는 것도 지쳤고
화를 내기엔 너무 피곤했다
그래서 그저 아무 표정도 없이
하루를 통과했다
사람들은 말하겠지
“요즘 좀 괜찮아 보여”
그래, 그런 날이야
겉으로만 괜찮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