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of the Loop
3화: 오늘도 나는 없는 사람처럼 회의에 초대됐다
감정 기록: 투명감
세 번째 루프.
회의 알림이 안 온 걸 보고서야, 오늘도 나를 빼먹었다는 걸 알았다.
처음엔 실수인 줄 알았고, 그다음엔 고의라고 느꼈고,
지금은 그냥 패턴이다.
회의실 유리벽 너머로 그들이 앉아 있는 게 보인다.
내가 기획한 프로젝트고, 내가 담당자고,
내가 제안한 내용인데—그 방엔 없다. 나만.
크리스틴은 상사 옆에 앉아 있다.
그 사람만 대화에 웃음이 섞이고,
그 사람만 안건이 끊기지 않는다.
나는 아직도 그 여자 이름을 외우지 못했다.
굳이 외우지 않아도, 이 회사는 그녀를 기억해 준다.
나는 시트에 댓글 하나 남겼다.
“초대 누락된 것 같습니다. 확인 부탁드려요.”
읽음 표시만 뜨고, 답은 없다.
15분 후,
상사는 팀 채널에 이렇게 썼다.
“참여 멤버는 사전에 조정됐습니다. 다음부터 참고 바랍니다.”
[세 번째 감정 기록됨: 투명감.
원인: 결정 구조에서의 반복적 배제.
대응 가능성: 무력감 증가 예상.]
AI 데이지가 기록을 시작했다.
누구도 나를 기억하지 않는데,
이 목소리만 나를 기록하고 있다.
이 루프에서 내가 남긴 유일한 자국은—감정뿐이다.
수요일
주중의 정중앙.
이쯤 되면 이미 ‘포기’의 기술이 생긴다.
“이러다 또 금방 주말이 오겠지”
스스로를 속이며 스케줄을 채운다.
버틴다는 건
아무 일 없음을 가장한 채
조용히 망가지지 않는 법을 배우는 일
출근길의 나에게
그 길은 언제나 같았다.
같은 시간, 같은 사람들, 같은 숨결.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나는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살짝 눈을 감는다.
오늘도 견디자, 오늘도 가보자.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 하루의 시작은 이렇게 용감하다.
이틀을 건넜고
이틀이 더 남았다.
낮과 밤의 무게가
어깨에 내려앉는다.
그래도 잘 버티고 있어,
기특하다, 수고했다.
누구도 칭찬해주지 않는 이 주 중턱에서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한숨처럼 커피를 들이켜며
생각한다.
“이번 주도, 어쨌든 여기까지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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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Emotion Credit
“누구보다 잘 살아낸다,
묵묵히 하루를 쌓아가는 너는.”
“세상은 나를 시험하겠지만,
나는 나를 지켜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