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 of the Loop
5화: 당신이 리더인 줄 아는 건 너 하나야
감정 기록: 권위 부정
다섯 번째 루프.
오늘은 크리스틴, 윌슨의 끄나풀 차례다.
그녀는 나에게 사전 상의도 없이 분기 중 이주 휴가 후 복귀 했고 그 후 첫 회의에서 또 나 대신 요약 보고를 했다.
말끝마다 “as discussed” “as we decided”
우리가 얘기한 적 없는데, 누가 ‘우리’야?
말하는 방식도 꼭 상사처럼 한다.
“이건 우리 방향성과 좀 다르네요.”
우리? 네가 언제 방향을 정해봤냐.
나는 그 자리에서 손을 들었다.
“이 안건, 내가 처음 제안했어요.
방향성은 내가 정했고, 문서도 내가 만들었고,
당신은 그걸 슬쩍 베낀 거예요.”
회의실 공기가 가벼운 무거움으로 가라앉는다.
그녀는 웃으며 반격한다.
“우리 팀은 다 같이 일하는 거잖아요.”
나는 그녀 뒤쪽에 앉은 팀원 하나를 본다.
나한테 슬랙으로 고맙다고 메시지 보냈던 그 아이.
지금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래요. 근데 그 ‘우리’는 말이죠—
당신을 리더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당신 빼고는 전부 알고 있어요.
당신이 리더인 줄 아는 건, 너 하나야. 그리고 앞으로 휴가 계획은 나에게 사전에 미리 승인받고 하세요. “
그 순간,
윌슨이 회의실에 들어왔다.
말없이 슬라이드 넘기고, 내 말엔 반응 없다.
역시 또 무시당한다.
괜찮다. 나는 오늘도 준비해 왔다.
서랍에서 꺼낸 사표.
그 위에 오늘 날짜를 써넣는다.
“자르려면 자르시죠.
아니면 내일 또 똑같은 대사 들어야 될 겁니다.
그땐 더 세게 말할게요.”
[다섯 번째 감정 기록됨: 권위 부정.
원인: 위장된 서열에 대한 인지와 저항.
추가 메모: 팀원 반응, 눈치와 침묵 사이.]
루프는 내게 매뉴얼이 되고 있다.
어떻게 무시당했고, 어떻게 말해야 했는지
내일은 더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을 거다.
금요일
퇴근길엔 음악을 듣는다.
눈에 띄게 발걸음이 가볍다.
일 얘기를 해도 웃는다.
피곤함마저 용서된다.
금요일이니까.
고단한 일주일을
참 잘 버텨낸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