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 of the Loop
4화. “아 그 파일이요? 님한테 안 보여요, 왜냐면 당신이 기억 못 하거든요.”
감정 기록: 분출
넷째 날.
오늘은 대놓고 상사 책상에 파일을 던졌다.
“그 파일 못 찾겠다고요?
아니 그쪽 기억력으로는 못 찾는 게 맞죠.
님이 만든 님 이름 폴더에 넣어놨잖아요.
근데 님은 자기가 뭘 만드는 지도 기억 못 하니까 못 찾는 거예요.”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표정 처음 본다. 진짜다. 오늘은 확실히 진짜 화났다.
“말투 조심해요.”
“제가요? 아뇨, 지금까지 너무 조심했어요.
이제부터는 덜 조심할 겁니다.
왜냐면, 내일 또 뵐 테니까요.
그리고 전 매일 사표 낼 거거든요.”
오늘도 회의에 초대되지 않았다.
나는 회의실 문 열고 들어갔다.
“이 프로젝트, 제가 만든 겁니다.
제 이름으로 보고 올라갔고요.
왜 저 빼고 얘기하세요?”
크리스틴이 씩 웃는다.
“You’re not even—”
“그 입 닫아줄래요?
내가 이 팀에 없으면 당신도 아무것도 못 했어요.”
도로시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나는 그 아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넌 잘하고 있어. 그거 누가 뭐래도 맞는 말이야.”
그 아이 눈이 살짝 흔들렸다.
그게 오늘 내가 구한 유일한 표정이다.
[네 번째 감정 기록됨: 분출.
원인: 억눌린 말들의 해방.
결과: 자각된 통제력.]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사직서를 인쇄해서 회의실 테이블 위에 던졌다.
“자르려면 자르세요.
아니면 내일 아침 다시 보던가요.”
루프는 내게 형벌이 아니라, 권리다.
말을 할 수 있는, 단 하루짜리 권리.
목요일
한 주가 끝나가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쉬운 날.
하지만 아직 하루 더 남았다는 사실이
은근한 피로를 부른다.
가장 지치는 날.
달리기도 애매하고, 쉬기도 미안한 시점.
몸도, 마음도 무겁고, 회의도 길다.
어제보다 오늘이 낫다는 건 착각.
내일이 금요일이란 희망만이 생명줄.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포기하고,
내일을 조금 더 미뤘다
조금만 더 힘내보자는 말,
이젠 지겹지만
그래도 또 꺼내본다.
왜냐하면, 오늘도
나 말곤 아무도 나를 안 챙기니까.
하루를 다 쓰고
비워낸 마음에
내일의 기력을
조용히 따라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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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Emotion Credit
“끝나지 않았지만, 거의 다 왔다는 마음이
오늘을 견디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