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6
작년 이맘때, 옐로스톤의 뜨거운 간헐천과 황금빛 평원을 떠나오면서
나는 무언가를 ‘갚아야 한다’는 이상한 빚의 감각을 느꼈다.
돌려주어야 했다.
내가 얻은 고요와 숨, 그 경이의 일부를.
도시에 돌아오자, 가장 가까운 자연의 창구는 발코니였다.
시멘트 바닥 위, 바람이 드나드는 좁은 틈에서
작은 생태계 하나쯤은 숨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허밍버드 피더를 달았다.
사탕물처럼 달콤한 네모난 약속을,
아직 만나지 못한 생명들에게 걸어두는 것.
그리고 화분 속, 뜨겁게 타오르는 붉은 별모양 꽃들을 심었다.
햇볕이 부드럽게 스친 날엔 잎사귀에 먼지가 내려앉고,
비가 올 땐 빗방울이 연못이 된다.
처음엔 아무도 오지 않았다.
마치 새로운 가게 앞을 스쳐 지나가듯,
허밍버드들은 멀찍이서 나를 훔쳐보기만 했다.
하지만 계절이 몇 번 바뀌고 나서야
그들의 날갯짓이 나의 하루 속에 스며들었다.
초록빛 날개가 번쩍이며 내려와,
설탕물에 부리를 담그고 다시 숲의 조각처럼 사라진다.
나는 매일 물을 갈고, 시든 꽃을 잘라낸다.
이 작은 일상은 마치 기부금처럼
자연이라는 거대한 은행에 적립되는 듯하다.
언젠가 내가 다시 먼 숲을 찾을 때,
그 이자가 푸른 그늘로, 바람의 노래로 돌아올 것이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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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Journal
오늘의 감정: 후원(後援)
돌려주는 마음은 거창할 필요 없다.
세상 한 구석에서,
단 한 마리의 새라도 목을 축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