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5
거실 식물원 – 사계절 초록 특별전
이 전시실의 주인공은 말도, 움직임도 없지만
매일 조금씩 전시 구성을 바꾸는 살아 있는 큐레이터들이다.
첫 번째 주인공은 머니 트리.
6년째 이 자리를 지키며, 손님이 오면 나뭇잎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누군가는 재물을 불러온다고 믿고, 누군가는 단지 그 녹색이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 이 아이가 가져다준 건 돈이 아니라, 기다림이었다.
그 옆에는 계절을 거슬러 선 포인세티아.
지난 겨울의 붉음이 반쯤 남아, 나머지 반은 초록으로 물들었다.
마치 여름옷과 겨울옷을 동시에 입은 듯,
이중의 계절을 품고 서 있다.
한쪽엔 데이지가 있다.
화병 속에서 천천히 꽃잎을 줄여가며,
“사랑한다, 안 한다”를 매일 한 글자씩 지워나가는 중이다.
마지막은 피스 릴리.
하얀 꽃잎이 하늘을 향해 열리면,
마치 이 작은 거실이 온 세상의 평화를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리고 초록 잎들이 벽보다 더 두터운 침묵을 드리운다.
거실 식물원은 입장료도 없고, 휴관일도 없다.
단, 매일 물과 햇빛이라는 후원금만 잘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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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Journal
식물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그래서 기다림이 덜 초조하고, 변함이 덜 불안하다.
내 삶이 조금이라도 더 초록빛을 닮을 수 있다면,
그건 이 식물원 덕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