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북로
새벽으로 들어가는 길목입니다.
강변북로를 달리는 택시 안에서 나는 말이죠, 누군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 나는 밤에 택시를 타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았습니다. 특히나 우리 집에서 먼 곳에서는 말이죠, 차라리 그냥 그 주변에서 잘 곳을 구하거나 친구와 밤을 새우며 이야기를 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어찌됬건 그 당시에 그런 일들은 익숙하지 않은 일이었어요.
익숙하지 않은 일이나 새로운 감정을 겪을 때 옆에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일종의 '보상심리' 일까요. 나는 익숙하지 않음을 경험하고 옆에 있는 그 사람과는 익숙해져 가는 그 이기적인 과정을 떠올렸어요.
아마도 집에 돌아가는 그 길에 우리는 할 이야기들이 많을 거예요.
나는 어려운 이야기들을 하지는 않을 거예요.
사실 나는 그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을 만큼 어려운 책을 읽지는 못했어요. 집으로 가는 40분 남짓의 택시 안에서 그런 이야기들은 별로 필요치 않을 거예요.
어제 들은 음악 이야기, 지난주에 자전거를 탄 이야기, 오늘 내가 서점에서 고른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될 것 같아요.
우리는 취하지 않았으니 다음에는 서로 술잔을 사이에 놓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군요.
좋아요.
밤과 새벽, 그 사이에는 시간을 조금 천천히 써도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