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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운 Nov 05. 2015

입을

피하지 못하고

먹을 게 없어 입을 먹었소
멀어져 가는 사람들, 입 뻥긋 못하는데
혼자 밤에 입을 먹었소
떨어진 단어 하나 집지 못하고
골목길 서성이며 맴돌다가
당신, 좋아하는 가로등 불빛 얹어서
외로움으로다가 나는
집을 지었소

말장난은 싫으니까요
외롭다고 위로는 말아요
원래, 원래.
다 그런 거 알잖아요 모두
그래도 우리는 혹시 몰라
다친 곳은 괜찮나요?

새벽빛에 고요한 색이 물들면

세 명이서 모였지만 우리는 아무 말 않고

몇 자 적고 안녕히
우리는 그래도 글은 적을 수 있으니
시간과 사람은 지나간 일들, 부를 수 없는 이름.

마지막 인사말은 간결히

자, 그럼 모두 안녕히
입을 나눠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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