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의 균열들 사이로 스며 들어오는 습기들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시침이 돈다. 해가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지면 햇빛을 받는 장소는 동쪽 부근에서 서쪽 부근이 되어 버린다. 어제의 말들을 정리하여 적지 못 하면 지나간 단어들이 되어 버린다. 1,2 년 사이의 시간이면 꿈을 포기하겠다는 친구의 말을 들어줄 충분한 시간이 되고 3,4주의 시간이면 사람 사이에 놓이 관계의 설정들은 초기값으로의 회귀가 가능하다. 불안이 조장되는 그것들의 근간에는 무엇이 있는지 한참이나 들여다보면 너와 나는 다른 곳에 서 있지만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