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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운 Jun 23. 2016

펜을 사용하여 무엇을 적는 것은 어찌나 오랜만의 일인지 나는 좀처럼 힘을 주어 글씨를 적지 못 하고 있었다. 절룩이며 다음 계단의 끝을 탐할 때 얹어낸 고민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런 1차원 적이면서도 중요하고 또 심오한 고민이여서 나는 섣불리 답을 내지 못 하고 있었다. 이러한 기분으로는 영 쉬이 잠에 들 수도 없고 해서 잠 자는 시간을 뒤로 미뤄가며 생각들을 뒤 섞느라 요즘에는 통 글 한 자를 적지 않았다. 핑계가 워낙에 훌륭하고 좋았기 때문에 그 간의 불평과 게으름들은 적당한 합리화를 안고 있었고 시간은 식상하게도, 또는 늘 그렇듯이 역시 숨 한번 쉬지 않고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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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살며 저지른 시간에 대한 방관과 방목에 대해 또 후에 물어올 책임과 추궁에 대하여 나는 당당히 미래형의 문장으로 답할 수 있을까,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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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안의 수 많은 불만족의 이유들과 대립하고 있고 밖으로는 많은 이들의 불평과 동거하고 있었는데 언제쯤이면 조금은 이 불화가 사그러들까 상상을 하였다.
불합리에 대한 평가는 수 많은 술자리에서 오늘도 고성과 함께 오고 가는데 오늘 나는 무엇인가를 선언하고 내일 어딘가에서는 쟁취하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나는 사실 너무 잘 알고 있다.
젊음과 핑계의 인과 관계, 상관 관계, 그 외 모든 것들의 관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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