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시누 Jul 13. 2016

독특한 소재의 로맨스 영화 7편

뻔한 로맨스 영화에 지친 관객들이여, 여기로 오라


1. 웜 바디스




          ◆ 초반 줄거리: 좀비가 창궐하는 좀비 아포칼립스. R이라는 이름의 좀비는 다른 좀비들과 마찬가지로 폐허 속에서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는 어느날 '줄리'라는 소녀와 마주치게 되는데 그 순간 갑자기 정지해 있던 R의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한다. 그가 소녀에게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R은 인생의 목적이 생기고 다른 좀비들로부터 그녀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기 시작한다. 한편, 인간 측에서 좀비는 모두 죽여야 할 적이다. 좀비들은 인간을 공격하고, 인간들은 좀비를 제거해야만하는 운명속에서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처럼 R과 줄리의 로맨스가 펼쳐진다.



          ◆ 관련 이야기: [웜바디스]는 요새 한창 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인 니콜라스 홀트 주연의 영화이다. 기존의 영화들 가운데 [트와일라잇]처럼 뱀파이어와 인간과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영화는 많았지만 이처럼 좀비와 사람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는 처음이다. 따라서 제작 당시 이 소재가 많은 이들에게 색다르게 다가갔음에는 틀림없다. 사실 기존의 '좀비'라는 소재의 이미지가 무념무상의 본능적인 존재라 좀비 로맨스 자체가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도전적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좀비라는 대상이 보는 이로 하여금 역겨운 감정을 불러일으킬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히로인으로는 '테레사 팔머'가 출연했는데, 해외에서는 인기를 많이 끌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다.



          ◆ [웜 바디스] 예고편 :




2. 그대를 사랑합니다




          ◆ 초반 줄거리: 송 할머니는 쓰레기를 수거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동네에 거주중인 만석 할아버지는 그런 송 할머니에게 점점 마음이 간다. 그는 그녀를 돕고자 하지만 괴팍한 성격탓에 표현이 서투르기만 하다. 송 할머니는 만석 할아버지와 가까워지며 한글을 배우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녀는 주차장에서 일하는 장군봉 할아버지에게 찾아가 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주차 업무를 맡고 있는 장군봉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린 아내를 부양하며 살아가고 있다. 자식들도 모두 독립해 집을 떠나고 연락마저 뜸해졌지만 아내와의 일상이 행복하기만한 장군봉 할아버지. 하지만 아내의 병세가 점점 심해지고 장군봉 할아버지의 얼굴에도 그림자가 드리운다.



          ◆ 관련 이야기: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강풀 원작 웹툰의 영화로 당시 만화의 인기가 엄청났 때문에 많은 이들이 기대한 작품이기도 하다. 반면 려의 목소리 또한 상당했는데 강풀의 전작들이 영화로는 그리 큰 흥행을 거두지 못했고 웹툰보다 못하다는 평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키고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린 영화로 탄생하였다. 노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이 이 영화에 큰 힘이 되었으며 적절한 캐스팅 또한 많은 이들에게 칭찬받은 부분이다. 기존의 로맨스 영화들이 주로 젊은 이들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면 이 영화는 노년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그러한 특수성 덕분에 젊은 이들의 로맨스에서는 다뤄지기 힘든 여러가지 소재들이 함께 이야기를 어우르고 있다. 비슷하면서도 낯선 느낌의 노년의 로맨스는 색다르면서도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 [그대를 사랑합니다] 예고편 :




3. 루비 스팍스





          ◆ 초반 줄거리: 캘빈은 젊은 나이에 베스트셀러 작가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모두들 그를 부러워하지만 캘빈 스스로는 그에 대해 엄청난 부담감 갖게 된다. 다음 작품을 쓰고 싶지만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타이틀이 그의 마음을 억누른다. 정신과 치료 중, 의사는 그에게 그냥 평소에 적고 었던 내용을 편하게 적어보라는 제안을 듣게된다. 상담 후, 그는 집으로 돌아가 평소 자신이 상상하던 이상적인 여성의 이야기를 글로 써내려간다. 그런데 다음날 자신이 소설속에서 써내려갔던 루비라는 여성이 실제로 등장한다. 주변인들은 마치 그녀가 원래부터 있었다는 것처럼 행동하고 그녀 또한 자신의 삶속에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것 마냥 자연스레 행동한다. 어리둥절했던 캘빈도 자신의 이상적인 상상을 충족시켜주는 그녀와의 일상에 만족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중, 루비가 조금씩 자신의 대와는 다른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자 이에 불만을 느낀 캘빈은 소설의 내용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고쳐나간다.



          ◆ 관련 이야기: 자신이 상상하던 존재가 눈앞에 튀어나오는 이야기는 종종 문학 속에서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기욤 뮈소의 '종이 여자'라는 소설 또한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익숙치 않은 얼굴들이 많다. 출연 배우들 가운데 여자 주인공 역을 맡은 조 카잔은 사실 이 영화의 제작과 각본을 맡은 사람이다. 즉, 본인이 직접 쓴 각본의 실제 여주인공으로 등장을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폴 다노는 유명한 작품들에도 많이 출연을 했는데 [노예 12년], [루퍼], [데어 윌 비 블러드], [나잇&데이]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폴 다노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 캐스팅이 되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옥자]가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하면 폴 다노의 내한 또한 기대해 볼만한 일이다.



          ◆ [루비 스팍스] 예고편 (자막없음):




4. 박쥐





          ◆ 초반 줄거리: 상현은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부다. 그는 환자들이 하나둘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괴로움을 견디지 못해 해외의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프로젝트는 바이러스와 백신 개발에 대한 프로그램이었는데 그에게 행해진 실험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상현은 사망한다. 하지만 그에게 마지막으로 정체불명의 피가 수혈되고 그는 죽지않고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하지만 그 피를 수혈받은 후, 상현은 견딜수 없는 갈증감에 휩싸이고 피를 갈망하는 뱀파이어가 되어버린다. 기적과도 같은 부활을 보인 상현을 보고 많은 신도들은 그를 따른다. 그러한 신도들 사이에는 상현의 과거 친구였던 강우도 끼여있었다. 강우의 초대로 그의 집을 방문한 상현은 강우의 아내인 태주를 보고 마음이 흔들린다. 비밀리에 점점 사랑을 키워나가는 그들, 그 와중에 상현이 뱀파이어임을 알게된 태주는 남편인 강우를 몰래 죽이자고 그에게 제안한다.



          ◆ 관련 이야기: [박쥐]는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들로 유명한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다. 복수 3부작 이후 등장한 [박쥐]는 상당히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의 영화이다. 송강호가 출연하지만 그가 가진 특유의 코믹한 이미지는 전혀 찾아볼수 없다. 기괴한 성격의 각 캐릭터들의 면모는 박찬욱 감독 특유의 영상미와 곁들여져 영화를 한층 더 오싹하면서도 매력적이게 만든다. 죄를 탐하면 안되는 신부를 뱀파이어로 설정함으로 그를 타락시키는 이야기를 다루는 이 영화는 김옥빈이 연기한 태주로 인해 그 비극이 점점 심화된다. 살인을 할 수 없는 뱀파이어인 상현이 결정한 길이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의 피를 받는 선택을 한다는 설정은 참으로 블랙 코미디적이다. 한편, 영화의 내용는 기존의 박찬욱 감독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살짝 어려워진 느낌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찬욱 감독은 본인의 색깔을 잘 녹여내어 매력적이고 훌륭한 작품을 연출해 내는데 성공했다. 비극적이면서 아름다운 로맨스 영화인 [박쥐]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작들 가운데서도 상당히 상위권에 위치할 영화가 아닌가 싶다.



          ◆ [박쥐] 예고편 :




5. 그녀





          ◆ 초반 줄거리: 테오도르는 외로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행복했던 결혼 생활은 이혼으로 종지부를 찍었고, 그는 직장과 집만을 오가며 공허한 삶을 살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새로 출시될 OS의 시범판을 얻은 테오도르는 집으로 돌아가 를 설치해본다. 모니터에 제품 화면이 뜨고나서 몇가지의 간단한 질문이 이어진 후, OS는 작동을 시작하고 본인을 사만다라고 소개한다. 처음에는 심심풀이로 시작한 사만다와의 대화에서 테오도르는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종류의 교감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 과연 이들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향할 수 있을까.



          ◆ 관련 이야기: [그녀]의 설정은 과학이 발전되고 있는 현대에 들어 실현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게임이나 만화 속 캐릭터들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고 어찌보면 테오도르의 이야기도 그러한 관계들의 연장선이 아닌가 싶다. 테오도르는 극 중 대필 작가로서 활동한다. 그는 다른 이들의 마음을 전달하는 데에는 기가 막힌 재능을 보여 많은 손님들이 그를 찾는다. 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여러 부분에서 서툴고 자신의 마음을 종잡지 못한다. 어쩌면 자신의 관계에 대해서는 서투른 테오도르의 모습, 그러한 모습이 결국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는 OS와의 완벽하지 않은 관계를 통해 점차 사랑에 대해 배워나가고 성장한다. 그런면에서 [그녀]는 일종의 성장드라마처럼 보인다. 스파이크 존스 감독은 항상 색다른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곤 하는데, [그녀]는 색다른 이야기임에는 틀림없지만 한편으로는 관객들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라 생각이 들어 기존 스파이크 존스 감독의 작품과는 또다른 차이점을 보인다고도 생각이 든다.



          ◆ [그녀] 예고편 :




6. 월.E





          ◆ 초반 줄거리: 먼 미래, 지구는 쓰레기로 인해 황폐화되고 인류는 거대한 함선을 타고 지구를 떠난다. 지구를 재생시키기 위해 남겨진 수많은 쓰레기 청소 로봇들만이 땅위를 거닐며 쓰레기를 처리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도 오래지 않아 로봇들도 하나둘 작동을 멈추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단 하나의 로봇만이 지구에 남아 외로이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월-E라고 불리는 이 로봇은 오랜 시간을 거치며 감정이 생겨난다. 그는 큰 지구를 외로히 거닐지만 꿋꿋이 임무를 이어 나간다. 그러던 중 하늘에서 굉음과 함께 비행정이 하나 지구로 착륙한다. 그곳에서는 생전 처음보는 신식 로봇 '이브'가 나타난다. 서로를 경계하던 그들은 이내 빠른 속도로 친해지고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이브가 흙을 뚫고 솟아오른 하나의 새싹을 보게되면서 사건은 급속도로 전개된다. 이브의 작동이 꺼지며 강제로 비행정에 실려 지구를 떠나버린 것이다. 월-E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비행정에 함께 매달려 이브와 함께 우주로 떠난다.



          ◆ 관련 이야기: 개인적으로 [월-E]라는 작품은 픽사의 최고작이자 훌륭한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에는 그리 많은 대사들이 오가지 않는다. 로봇들은 자신의 이름을 외치거나 입력된 대사를 기계처럼 내뱉을 뿐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많은 대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하나하나의 행동과 모습에서 우리는 이영화가 로맨스 영화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수 있다. 사실 픽사의 선택은 주로 역설적인 것에서 매력을 보인다. 더러운 쥐와 요리를 결합시킨 [라따뚜이]나 흰머리가 지긋한 노인과 어드벤쳐를 엮은 [업]등이 매력적인 이유도 그러한 이유에서라고 생각된다. [월-E]도 마찬가지다. [월-E]는 따뜻한 마음이나 사랑과는 가장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차가운 기계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비록 픽션이지만 순정파 로봇 월-E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 [월.E] 예고편 (자막없음):




7. 이터널 선샤인




          ◆ 초반 줄거리: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조엘', 그리고 독특한 성격의 개성 넘치는 여성 '클레멘타인'. 이 둘은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각자 다른 서로의 모습에 이끌리게 되고 연인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사귀는 기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그들의 관계는 흔들리게 되고 결국엔 이별이라는 결말을 맞게된다. 이별의 상처를 잊기 힘들었던 조엘은 기억을 지워준다는 '라쿠나 사'의 광고를 보고 그곳으로 발걸음을 이끈다. '닥터 하워드'는 조엘에게 한번 지운 기억을 다시 되돌리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경고의 메세지를 날리지만 조엘은 상관없다고 답하고 기억 삭제가 시작된다. 기계는 작동되고 그 순간부터 파노라마처럼 클레멘타인과 조엘의 기억이 펼쳐진다.



          ◆ 관련 이야기: 짐 캐리는 코믹 배우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가끔 정극의 연기를 선보일때도 있다. 그가 웃음기를 쏙 뺀 진지한 연기를 선보일때면 이 배우가 단순 코믹 연기에만 특화된 배우는 아닌,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터널 선샤인]에서 과거의 기억이 지워지며 괴로워하는 짐캐리의 연기는 참으로 인상적이다. 여기에 더해 미셸 공드리 감독의 독특한 연출 방법이 얹어지며 영화는 완벽의 경지에 도달한다.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렛, [어벤져스]의 헐크 마크 러팔로, [반지의 제왕]의 일라이저 우드, [스파이더맨]의 커스틴 던스트등 대중성을 가진 배우들도 이 영화에 상당히 많이 출연한다. 기억을 지우는 SF적인 소재가 들어가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의 진행상에 이질적 혹은 공상적이라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미셸 공드리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은 판타지적인 스토리를 일상적으로 녹여낸다. 여러 연인들에게 큰 공감을 불어일으키고 긴 여운을 주는 이 영화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로맨스 영화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 [이터널 선샤인] 예고편 :



매거진의 이전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Best 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