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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ob Lee Mar 31. 2019

진실을 표현할 용기

모두 거짓말을 한다  -세스 스티븐슨- / 증인 -이한-


우리는 스스로가 정직한 사람이라 여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정작 타인에게 보이는 모습과 혼자만의 시간에 과연 우리는 얼마나 동일한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책에서 저자는 공항의 탐색기를 통과하는 두툼한 케리어를 비추듯 현대인의 두뇌를 적날하게 보여주는 방법을 제시한다. 


"구글 트렌드"는 단순한 통계자료 같지만 "빅데이터"라 불리며 통계를 넘어 인간을 분석하고 행동경제, 투자, 인지심리학, 정치에 적용할 수 있는 어떤 연구보다 효율적이고 정확할지도 모르는 전능한 자료!


지난 미국 대선에서 많은 언론들과 포털사이트들은 도널드 트럼프를 '비정상' '자격미달'로 여기며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예측했다. 하지만 투표함이 열리고 트럼프가 승리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트럼프 지지자들은 앞에 나서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했지만 그의 당선 후에 조용히 쪼개고 있었겠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나서 많은 언론은 오랫동안 노예제도와 짐 크로법등의 차별로 얼룩졌던 그 나라가 드디어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는 큰 도약이라 떠들었지만 인종차별과 흑인, 히스패닉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인종주의는 여전히 득세하고 우월주의 단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현주소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동성애자들이 표면적 통계에 의한 비율은 과연 정확한 것일까? 작가는 세계 최대 성인사이트인 폰허브의 검색 자료를 바탕으로 인간의 성적 취향에 진실을 비춰준다. 


 당장 한국의 역사와 현대의 기회주의 성향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많은 사람들이 일제 강정기에 친일파들의 청산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사회 기득권은 누가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들에 대한 처벌이나 조치가 아주 미약하게 이루어지는 이유가 뭘까? 나는 과연 그 시절에 친일 하지 않고 길거리에 나가 대한독립만세를 외쳤을까?


호주에선 폴린 핸슨 같은 사람이 의원에 당선되는 것도 이 같은 현상 이리라.


우리는 친구나 지인들과의 대화 속에 환경보호, 진보주의, 평등과 박애, 정의구현을 주장하지만 빅데이터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속한 단체나 사회에서 예의, 대세, 분위기, 배경 속에서 대부분은 처신을 위해 예스맨이 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고 있지만 정작 선택의 순간이 오거나 타인이 없을 땐 개인의 내면에 숨겨놨던 본성을 표출하는 세상. 


이것은 다중성격을 지니고 사는 인간의 심리적 본능이 아닌 진실과 마주했을 때 세상과 타협할 것인가, 스스로에게 당당할 것인가를 두고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이기적 본능의 모습을 선택 해왔던 인류. 


하지만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이기적인 동시에 이타주의를 고려하는 세상이 온다면 미래는 참 희망적이라 생각한다. 


책을 통해 고영성 작가, 신영준 박사가 뼈아대에서 그렇게 강조하는 통계적 사고방식의 방법론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스 스티븐슨 다비도위츠는 효율적인 책을 완성하기 위해 결말 부분을 매우 센스 있게 마무리한다. 이론을 습득했으면 생활에 적용하는 게 진정한 배움의 척도가 아닐까 싶다. 


나는 위선과 거짓이 적은 진실된 자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마지막 날에 내가 눈을 감을 때, 내 삶이 보람되고 후회가 없다고 미소 지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지 않고, 세상에게 암살당하지 않는 조건 속에서 나답게 살기 위한 지혜가 간절히 요구된다. 


어쩌면 자기 자신이 아닌 어떠한 모습도 표현할 수 있는 연기자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그래서 내가 아는 한 아이는 뮤지컬을 하면서 배역 속에서 자아가 아닌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연기를 그렇게 사랑하는 것일지도. 




영화 <증인>


자폐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나는 자폐아보다 못한 인간인가? 내 이익을 위해서 거짓을 행하고,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거짓을 일삼는 나는 정말 괜찮은 인간일까? 


나는 떳떳하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30여 년을 살다 보니 관계를 위해선 진실을 말하면 손해를 보더라. 성공을 위해선 타협을 해야 하더라. 내가 편하려면 적당하게 합리화해야 하더라.  안 그럼 내 통장에 돈이 줄어들더라. 


그래서 모두 거짓말을 한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돈을 쫓아야 하는 나, 진실을 쫓아야 하는 나


나는 좋은 사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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