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섬, 대이작도에 관하여.
이맘때쯤 그 섬에 가면 볼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한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붉은 꽃들,
푸른 빛 바다와 낚시꾼들,
살이오른 염소와
산이 액자가 되는 오래된 폐교와
노랗게 뜨고 붉게 지는 태양,
방파제 위로 쏟아지는 별들까지.
그 섬 때문에 만나서,
이 맘때쯤 섬에 함께 였던 사람을 생각한다.
서툰 솜씨로 요리를 해 준 것과
섬 전체를 전세낸듯 돌아다닌일,
아무도 없는 해변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춘 일,
한 평 남짓 계남민박 1호에서
오랫동안 체온을 나눈 일,
작은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린 일 까지.
여행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것을 하고
얼마나 즣은 것을 보고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느냐 보다는
얼마나 가슴을 많이 갖다 대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함을 알게 해준 곳.
세상살이에 지쳐서,
사랑에, 사람에 지쳐서 힘들 때.
그 텅빈 풍경 속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을 상상만해도
치유가 된다.
대이작도.
나의 Querencia.
나의 회복의 장소.
지은아 보고싶다.
너무.
2016. 봄과 여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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