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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OB Oct 19. 2018

펀치-드렁크 러브

사랑은 그대의 지친 마음을 쉬게 하는 것.


평생 열심히 일만하고 살아온 착한 남자 배리.

사사건건 간섭하고, 어렸을적 이야기를

매 번 끄집어 내며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아주 극성맞기

짝이 없는 일곱 누이로 인해

그는 자신이 조금씩 이상해지는 것을 느낀다.

자기도 모르게 분노가 솟구쳐

물건을 부수는가 하면,

자주 서럽게 울게 되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라도 털어놓고 해결을 받고 싶었던 배리는

자신의 비밀을 의사인 매형에게 말하지만,

매형은 그 사실을 누이들에게 알려서

더욱 귀찮고 곤혹스럽게 만들기만 한다.


결국 갈때까지 간 그는

 폰섹스 회사에 전화를 해서

고민을 털어 놓으려 하지만,

이마저도 꽃뱀과 악덕업주, 양아치들의 타겟이 되어

돈만 뜯기고 협박을 당하는 처지에 이른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그의 인생에 레나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배리 여동생의 직장동료로서

그녀의 가족사진 속에서

배리를 본 것이 전부인 그녀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배리에게 빠지게 되었다.


쑥맥인 배리로서는 아주 당황스러울 정도로

거침없이 다가오는 그녀.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솔직하고 꾸밈없는 그녀의 모습에

배리는 차츰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아마도, 그는 레나를 통해

오랜만에 사랑이란 감정을 느꼈던것 같다.


레나는 그의 일곱 누이나 매형과는 달랐다.

말하기 꺼려하는 것은 더이상 묻지 않았고,

그의 약하고 이상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처음만난 날 갑자기 분노조절 장애가 도져

레스토랑 화장실을 부순일과

여행을 가지도 않으면서

항공사 마일리지를 모으기 위해

싸구려 푸딩을 죄다 사들이는 일,

심지어 폰섹스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곤경에 처한 것 까지도.


그녀는 더이상 묻거나 따지지 않았다.

다만 조용히 듣고 안아주었을 뿐이다.




넷플릭스의 취향기반 검색결과로 알게 된 영화

'펀치-드렁크 러브'.

맵고 짜고 달고 자극적이기만한

다른 사랑이야기들에 비하면

이 영화는 극적인 전개도 없고

심각한 갈등구조도 없는

아주 밋밋하고 느린 영화다.


그러나 적어도,

사랑이 무엇인지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사람들이

잠시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영화다.


수 많은 사람들과 바쁜 직장 일 속에서

우리는 자주 나를 잃어버린다.

때로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외로움과 불안함 때문에

미쳐버릴것 같고 울고 싶을때가 있다.


바로 그때,

 지친 마음을 쉬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

아무것도 묻지않고 그저 꼬옥 안아줄

레나같은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랑은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는 것.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는다는 것.

대신에,

사랑은 지친 마음을 쉬게 한다는 것.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것이다.

레나처럼,

당신의 지친 마음을 안아줄 누군가가.





"8주만 있으면 푸딩 마일리지가 나와요.

그때까지 당신이 기다려만 준다면

당신이 가는 어디든 나도 갈 수 있어요.

여행이든 출장이든.

당신없인 아무데도 가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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