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담벼락 밑에 화단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작은 팻말이 하나 있었다
'꽃을 사랑 합시다.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
길에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 조차도
꽃이 아름다운줄은 안다
그래서 꽃을 지키기 위해
무심코 휙 던져버릴 쓰레기를
다시 주머니에, 가방에 넣었으리라
쓰레기로 가득 찬 세상 깨끗하게 하는
보다 궁극적인 방법은
어쩌면 사람들 마음에
꽃을 심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나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을 향해
팔짱을 끼고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에 가까웠다
아, 이제 부터는 그런 사람들 마음에도
꽃을 심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사진으로, 글로.
6D, 50mm f1.4
군산 2015.11